의문문
국어사전에 동의同意란 “같은 의미, 의사나 의견을 같이함. 다른 사람의 행위를 승인하거나 시인함” 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제 의문문이 동의문으로 되는 과정을 보겠습니다. 동의同意 공감共感 으로 까지 넓게 이해해도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배 고프지?⤥” “ 배고프니??⤤”
(엄마用) (아빠用)
저녁 10시쯤 고1학년 자녀가 들어온다.
거실에 앉아있던 엄마가 배고프지 하고 맞이한다. 그리고는 아이의 대답도 듣지 않고 주방으로 간다. 왜 그럴까요? 아이의 저녁 밥상을 차리겠다는 신호이다. 옆에 있던 아빠는 밥 먹었니⤤ 하고 올렸다. 아이가 “먹었어요” 꽝하고 문을 닫고 제방으로 들어간다.
엄마가 물었을 때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빠가 물었을 때는 퉁명스럽게 “먹었어요”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도 화가 난다. 여러 생각이 들어간다.
모처럼 아이하고 대화 좀 하려고 했던 아버지의 희망이 사라진다.
잠시 후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나와 식탁에 앉힙니다. 아버지가 “밥 먹었느냐”고 물었을 때는 분명히 “먹었어요” 라고 대답을 하였다. 조금은 공손한 대답은 아니었지만, 먹었다고 하였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데리고 나와 밥을 먹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독자 여러분들은 학창시절 이런 경험은 없었는지요?
엄마는 동의 문으로 배고프지?⤥를 물은 것입니다. 사실은 물어보는 질문체가 아닌 ‘밥줄께’를 말하고 있는 거죠.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맛있는 엄마 밥 먹어야지” 엄마의 첫마디 ‘배고프지?⤥⤿↷는 우리 아그 얼마나 배고프니,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힘들지, 맛있는 것 해놓았어’ 까지 담긴 따끈따끈한 마음의 언어입니다.
아이의 마음과 엄마의 마음이 같습니다. 이것을 동의, 동감이라
부릅니다.
의문문 끝을 내리면 일단 의심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아빠가 물어보는 대화의 형식은 대화를 나누겠다는 신호가 아니다. 배고프니⤤ 하는데 90%는 의심과 부정으로 해석한다.
문을 꽝 닫고 들어간 것은 부정으로 이해한 거다.
“지금 몇 시인데 밥도 안 먹고 다니느냐?” 라고, 아이는 해석을 하고 꽝하고 문을 닫았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 아빠가 자주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아빠는 30(12km)리길을 초등생부터 걸어 다녔다(왕복60리.24km) 짜장면도 중학교 입학식 때 처음 먹었다. 너희들은 정말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다. 공부방이 없니, 냉장고가 없니, 이런 환경에서 공부 못하면 말도 안되지, 아빠의 과거 팔이에 이제는 곰팡이가 필 지경이다.
엄마의 배고프지⤿ 의 한 마디는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마음의 안식처다. 나를 숨 쉬게 합니다. 숨은 쉼이기 때문입니다.
동감同感을 표현하는 것은 상대 쪽에서는 안정과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다. 내편이 되어주기 때문이지요.
요즘은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기계적이다 보니까 배고프지 하고 부엌으로 가는 엄마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만은, 예전 어머니들은 이런 부분에서 공감대 형성이 풍부했었던 같아요.
그런데 의문문 끝을 올리면서도 순수 의문형으로 전달되는 특별한 유형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화법이다. 이를테면 OO하지 않습니까? OO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에서 니까의 표현법이 아주 독특하다. 물음표 끝을 내리지는 않는다.
끝을 올리는 과정이 무척 신선하고 순수하게 들려온다.
~하지 않습니까?에서 ↺↺ 내려갔다 올라갔다 다시 끝쪽을 한번 돌렸다 내려가는 형태다. 이런 어조는 청중들을 향하여 동의와 구애를 표시하는 순수 청년의 고백문 연설이다.
다음은 1번 문제입니다.
“어찌 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감히 제가 감히 그녀를 사랑합니다
조용히 나조차 나조차도 모르게 잊은척 산다는 것 살아도 죽은 겁니다“ ...
위 내용은 가수 임재범의 고해苦海 의 노랫말이다. 첫 문장만 불러 보시죠. “어찌합니까?” 물음표 ~니까? 에서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끝을 올리렵니까? 내리렵니까? 수평으로 가렵니까?
어느 날 우연히 정말 순간적으로 T.V에서 임재범 가수를 보았다. 히든싱어라는 프로였다.
여섯 명이 한 소절씩 고해라는 노래를 부르는데 그 맴버들 속에 원조가수도 섞여있다. 나는 임재범의 노래를 듣는 그때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생각이 멈추었어요.
나의 영혼을 꺼내가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가!
또한 그의 소리는 타고난 목소리 위에 삶의 나이테까지 촘촘히 얽혀진 빛깔 이었어요. 태고의 힘겨운 소리부터 담고 있더군요. 길들여지지 않던 야생마의 외침도 기록하고 있었어요.
야성까지 절제하는 군자의 모습이라 할까요.
나는 고해의 길에서 빚어진 그의 천연의 소리에 TV를 끄지 못했다. 정신 감응에 붙들린 거다. 임재범의 특별한 설명이 있었다.
노랫말 첫 소절 “어찌합니까?를 따져서는 안된다”는 거였어요
모창 가수들은 의문형이기 때문에 약간은 물음표 끝 쪽에서 올리듯 말 듯, 끝을 올리면 내가 어떡해야 하냐고, 나더러 어떡하란 말이냐 처럼 따지는 형태가 되겠지요.
임재범은 “따지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절규하며 물어야 한다”는 거예요.
나는 얼마나 가슴을 치며 감사 했는지요. “절규하며 물어야 한다”는 그의 말뜻은 나는 이렇게 받아들였어요. 나의 사랑에 동의를 구합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거부하거나 부정하면 안됩니다.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을 인정해 주세요 하는 ‘절규의 동의’ ‘동의를 구하는 절규’ 라고 해석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