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권을 넘기기

어려운 도전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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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하원시간.

막내를 업고 마중 나왔다.

조그만 아이들 둘이 차에서 내렸다.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 묻어나왔다.

첫째의 항상 첫 질문.

"엄마는? 엄마는 어디 갔어?"

"상담 갔는데?"

"아잉. 싫은데...상담 어디루 갔어?"

"목동으로 갔어"

"히잉. 나 엄마 상담가는 거 싫은데....

아 그러면 되겠다. 엄마가 상담하면 내가 엄마 무릎에 앉으면 되잖아"

"크크크크크크"

첫째 덕분에 웃으면서 집에 들어왔다.

이제부터 아빠는 바쁘다. 들어오자마자 오늘은 언제 재울까 고민한다. 먹을꺼 먹이고 약간 놀게 한 후 6시쯤 재워야겠다는게 보통 나의 계획이다. 너무 늦게 재우면 다음날 어린이집 가는데 힘들고 너무 일찍 재우면 안 자겠다고 난리다.

이때, 아침에 봤던 말씀이 생각났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이스라엘 자손이 모든 역사를 마치매 (출39:42)

성막은 참 순조롭게 만들어졌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그대로 백성들에게 전달하고 그것을 들은 백성들은 들은대로 행했다. 이보다 완벽한 순종이 어디있을까.

우리는 순종하기 싫을 때가 많다. 인간은 그렇게 위험한 존재다. 그런데 우리가 거절할 수 있고 순종하지 않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면서도 창조하신 것이 더 위험한 일이었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방식이다.

인격적인 관계.

상대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지 않는 것. 내 마음,방식,뜻대로 누군가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으로 순종할때까지 함께 하는 것.

그래서 오늘은 내 맘대로 하지 않고 스스로 하도록 기회를 주고 싶었다. 물론 계속 물어보긴 했다. "졸려? 잘꺼야? 잘까?" 자기가 졸리다는 사실은 자각하도록.

첫째가 자겠다고 한다. 눕는 자리 옆에 장난감 음식과 냄비, 인형을 가져다놓고는 누웠다. 세은이는 가끔 새벽에 지도를 그리는 취미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소변을 보고 자야 한다.

"ㅇㅇ아. 쉬하고 자자"

"아니야. 내가 쉬마려우면 일어나서 쌀께"

믿고 싶지만 믿어서는 안 된다.

"그래? 그런데 지금 안 싸면 나중에 안 싸도 될텐데. 중간에 일어나면 더 피곤하잖아"

"괜찮아"

새벽에 깨워서 싸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막내를 먼저 재우고 있는데,

"아빠. 나 쉬하고 잘래."라 하면서 화장실로 갔다.

첫째를 눕히고 나니 혼자 신나게 놀던 둘째가 등장.

"아빠. 응가 마려워요"

"정말? 응가야 쉬야?"

"응가응가"

아직 대소변 가리기 훈련 중이어서 양치기일때가 많다. 그래도 미리 말한게 어딘가. 변기에 앉혀 놓았더니 금방 쉬를 했다.

"응가는?"

"응가도 할꺼야."

한참을 기다리니 진짜 쌌다.

칭찬 날려주고 침대에 눕혔다.

"안 잘꺼야" 무한반복 중인 둘째.

중얼중얼 중인 첫째.

소란을 틈타 침대 밑으로 내려와 언니,오빠와 수다에 참여하려는 막내.

이럴때는 말이 안 통하는 막내를 먼저 재워야 한다. 너무 시끄럽기 때문이다.

"애들아 우리 기도하고 자자. 아빠가 기도해줄께"

"아니 내가 기도할래" 세은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주셔서 감사해요. 어.어.어.어.어린이집 잘 갔다오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수님 이름을 기도드립니다. 아멘~....이ㅁㅁ 너 왜 아멘 안 해"

"?~^;./-;-:\☆₩.."

"이번엔 ㅁㅁ가 기도할까?"

"아니야"

"그래"

여전히 잘 생각이 없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하고 막내 재우는데에만 집중했다. 얼마 안 있어 고요한 평화가 찾아왔다. 나도 같이 동참했다.

기다려주고 믿어주면 알아서 할 수 있는 것을. 우리는 그렇게도 강제로 하려 했었나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다. 그 인격적인 사랑을 나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덕분에 내가 성장한다.

고맙다. 사랑한다.


<Mom says...>

구약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천지창조 – 사람을 만드시기 전 환경을 갖추심 – 사람을 지으심 – 타락 – 회개 – 구속 – 용서 – 타락 – 회개 – 용서...... 네버앤딩 반복이다. 우리는 이렇게 어마어마 은혜를 받은자들이다. 그걸 기억하고 자녀를 양육하자. 아이들도 늘 우리 말 안듣고 훈육하고 사과하면 용서받고 하는 연속의 과정에 있다. 이 아이들이 훈육 한 번에 완벽하게 내 말을 들을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또한 아이들의 반항과 반복되는 실수에 실망하면 안된다. 다시는 돌아가 잘못하지 않을 것 같이 믿어야하지만, 그 잘못을 다시 저질러도 이미 용서할 마음으로 훈육하고 버텨주자. 그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다, 혹은 너무 어렵다 하시는 분들은 성경을 읽자. 아버지의 마음을 다시 한번 느껴보자. 아무리 타락해도 아무리 죄 지어도 예언자들을 통해 회개의 길을 일러주시고 벌주기 보다 돌이키기를 원하시는 아버지 마음이 여러분 안에 임하기를 기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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