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내 입장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 갈 때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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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늦 여름 쯤인 듯 하다.

어린이집에서 모범생인 막내가 어느날 부터 갑자기 아침에 등원 할 때 어린이집 앞에서 울고 안 들어가는 것이었다. 어린이집을 간지 얼마 안 됐거나 이전에도 그랬다면 그려러니 했을텐데 갑자기 그러니 당황스러웠다. 원장님과 선생님들도 의아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루이틀이 아닌 한달이 지나도록 나아질 줄 몰랐다.

왜 이러지?

선생님이 때렸나? 심하게 혼냈나?

아닌데..선생님들이 매일 정말 잘한다고 칭찬일색인데..

혹시나 해서 물었다.

"**아. 어린이집 선생님이 **이 떼찌 했어요?"

아니란다.

"선생님 싫어요?"

그것도 아니란다.

그러면 도대체 뭐지?

처음에는 어르고 달래다가 안되니 장난도 쳐보고 협박도 해보고 화도 내보았다.

변함이 없이 한참 울다 들어간 아침. 선생님이 안아주니 울음을 그친 세린이를 안고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버님, 세린이가 안기고 싶어서 그런가봐요.

저희 원에 요즘 영아들이 몇명 들어왔는데 아가들이 안아주고 그런 모습 보니까 세린이도 안아달라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그런가? 하다가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어린이집을 다 와갈 즈음,

"**아, 들어갈 때 선생님이 안아줬으면 좋겠어?"

"응"

"그러면 울지말고 선생님 안아주세요 라고 말해도 돼. 알았지?"

"응"

어린이집 앞에서 선생님을 보고는 또 울먹울먹한다.

그래서 대신 아빠가 말했다.

"선생님, **이가 안아달래요"

선생님이 냉큼 달려와 안아주니 안겼다.

실로 오랜만에 울지 않고 등원을 마쳤다.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막내는 생일이 빠르다보니 언니 오빠 보다 5개월 일찍 원에 나가게 되었다. 처음부터 정말 적응을 잘하고 칭찬이 끊이질 안아서 안심했었는데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이다. 언니 오빠는 33개월부터 다녔는데 막내는 28개월부터 다닌 것이다. 8월말 부터 울기 시작한거였으니 거의 얼추 5개월이다. 세린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나름 고충이 있었을법하다.

그것도 모르고 잘 하겠거니 했던것이 미안했다. 게다가 협박하고 화까지 냈던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너무 우리 입장만 생각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세심하게 지켜보아야겠다.


입장 바꿔 생각해본다...

말이 쉽지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일을 예수님은 하셨다. 인간이 되신 것이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말이다. 이를테면, 개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고 도와주기 위해서 우리가 개미가 된 것과 같은 일이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성육신은 그런 것이다.

남의 입장이 되어 본다는 것은 대상을 사랑하는데 있어 가장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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