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장 파티

삼남매와 함께하는 독박육아 (201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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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저녁.

아빠는 상담.

엄마와 삼남매는 잠주정과의 전쟁이 예고되어 있었다.

(이 이야기는 엄마의 증언으로 재구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런데 돌발사고 발생.

냉장고에 넣어 놓았던 락앤락 양파짱아찌 통의 밑부분이 깨졌는지 물이 흘러 냉장고 전체를 뒤집어 놓았다. 안 그래도 할 일이 태산인데..어쩔 수 있나. 냉장고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렸다. 1시간이 넘게 청소하고 있는데 너무 조용해서 이상하다 싶어 그동안 잊고 있던 아이들을 보았다.

뜨아~!

이렇게 졸린시간에 삼남매가 조용하다는 건 사고치고 있는 순간임이 분명하다. 조용하다 못해 셋이 너무 사이좋게 깔깔대고 즐거워하고 있었다. 엄마는 화를 낼 힘조차 없었다.

간식으로 버터로 구워 낸 감자를 주었는데 배불리 먹을 만큼 먹고는 남은 감자들로 바닥에 묻히고 바르고 그렇게 놀고 있었다. 냉장고 청소에서 바닥청소로 긴급작업변경.

저녁을 먹어야 하지만 밥을 할 힘이 없다. 그래서 치킨 배달. 아이들 온 맘을 다하여 환영모드. 오자마자 정숙과 흡입. 엄마는 너무 힘들어서 입맛이 없다.

셋다 욕조에 집어 넣어 놓고 놀게 한 다음 목욕. 책 두권 씩 읽고 잔다는 약속 받아놓고 안방에서 리딩시작. 이때의 전략은 1,2번 밀착마크. 3번은 자유부인. 몸이 한 개이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엄마의 레이다에 이상신호 감지. 3번이 너무 바쁘게 안방을 들락날락 거린다. 게다가 옷이 흠뻑 젖어있다. 3번에 집중하면 1,2번은 다시 사이좋은 오누이 잡념모드. 빨리 재워야 하기에 3번을 놔뒀다. 그런데 안 되겠다 싶어 옷에 냄새를 맡아보니 치킨 무 냄새. ㅜㅜ

씻겨서 옷 입히고 책 읽고.

또 젖어서 들어오고.

또 씻겨서 옷 입히고 재우기 시작. (드디어 책 다 읽음)

또 젖어서 들어와서.

또 씻겨서 옷 입힘. (1,2번은 잔다)

그러니까 총 4번 씻음. 허물 벗겨지겠다...

문제의 치킨 무를 찾아야 한다.

여기저기 탐색 후 발견한 곳은 놀이방에 있는 주방놀이 냉장고 안.

하아아아아.

고이 모셔놨음.

방바닥이 치킨 무 국물로 도배도어 있음은 당연지사.

일련의 이야기를 전화로 듣는데 어찌나 웃긴지.

삼남매는 오늘도 엄마에게 곰 세마리 정도의 피로와 평소보다 더 많은 빨래감(3번의 공로가 큼)을 선물 하고는 꿈나라로 떠나셨다.


느낀점.

1. 엄마는 억수로 고생했다.

2. 힘들어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자녀이기 때문이다.

3. 막내는 복이 많다.

밑의 사진은 이 글과 관련이 없는 화면입니다. 사진까지 찍을 힘과 정신이 없었답니다. ㅎㅎ


<Mom says...>

이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화나지 않았냐 물었다. 폭발했겠다고...
화야 났지. 당연히. 그러나 아이들이 화의 대상은 아니였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쏟아낼 공간이 이 있었다. 니네 다 죽었어 하지만.. 니네 아빠한테 다 말할 거야. 두고 봐 라는 굳은 맘으로 이 시간을 견뎠다. 그러면 화가 덜 나는 것을 경험한다. 아이를 키울 때 부부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이날 나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고, 합당했다. 어쩌면 매를 들어도 될 만큼 황당한 사건이다. 이를 견디게 하는 것이 남편과의 대화이다. 남편은 이런 아내의 어려움을 듣고 수용하고 공감해야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들이 이렇게 모두에게 웃음으로 승화되어 넘겨질 수 있다. 이렇게 아내를 공감하면 아내도 남편에게 감동한다. 그리고 남편을 존경하고 감사하게 된다.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남편은 아내의 존경감을 먹고 가정이 성장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성경은 가정의 머리로 남편을 세우라고 하고 있다. 머리되기 원하시는 남편님들! 아내를 공감해주세요. 그 힘듦을 공감해주세요. 그리고 머리로 세운 아내들은 남편에게 주께 하듯 존경해주세요. 쉽지 않겠지만 말씀에 의지하여 순종하면 그 은혜가 내 삶에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저도 매순간 싸워요.. 남편을 존경하기 진짜 힘들죠.. 암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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