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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걷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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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잎새 Feb 07. 2023

Learned Optimism

살면서 처음으로 '재미'라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재밌는 일. 나는 한 번도 일이 재밌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에게 일은 정확히 처리하고, 빨리 대응하고, 망치면 큰일 나는 것이지, 재미를 따져볼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상업시설을 운영하면서도 재미를 몰랐다. 손님이 많으면 재미있었지만 손님이 없으면 재미가 없었다. 가끔 재밌는 일이 있었지만 대체로 괴로웠다. 지금 돌아보면 그건 외부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 재미지, 나의 내부에서 솟아 나온 재미는 아니었다. 두바이에 있을 때는 툭하면 듣는 말이 "Why are you so serious?"였다. 나를 아는 애들도 모르는 애들도 잊을만하면 저 말을 던져서, 마치 온 공항이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럼 웃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냐." 하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그 대답은 나의 시리어스함에 냉소까지 끼얹을 게 분명해서 말을 삼켰다. 나는 심각하고 조용한 애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일터에서 재미를 모르는 인간, 열심히 일할 뿐 즐기면서 일하는 법은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갭이어를 가지면서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즐길 수 있는데..., 왜 안 즐겨...?"


달릴 때 사용하는 Nike Run Club 앱에는 Guided Run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뛰고 싶은 거리를 정하고 프로그램을 틀면, 코치가 음성으로 그날의 달리기를 가이드해 준다. 어느 날 코치가 말했다. "아직 달리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나는 여러분이 1킬로를 달린 걸 축하하고 싶다. 나도 오늘의 달리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걸 안다. 여러분은 아직 축하하기에는 이르다고, 완주한 뒤에만 축하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더' 축하할 수 있는데, '덜' 축하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달리기의 시작, 달리기의 중간, 또 중간, 그리고 끝을 축하하자."


얼마 전부터 선호가 긍정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한 선호에게 1강을 전해 들은, 나의 얄팍한 이해에 의하면 이렇다. 사람은 불행을 학습하면 염세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지금의 나를 만든 과거의 경험에 나의 '의지'를 더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미래를 기대하는 의지가 있다. 염세주의Pessimism가 학습되듯, 낙천주의Optimism도 학습이 가능하다. 태어난 배경, 어린 시절의 교육, 지금까지의 경험이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는 지금부터 새롭게 경작될 수 있다. 낙천주의는 배울 수 있다. 거기에 희망이 있다.


더 행복할 수 있는데, 덜 행복할 이유가 있는가?

더 재밌을 수 있는데, 덜 재밌어할 이유가 있는가?


'열심히'가 아닌, '재밌게'로 시작하는 하루. 

초보 낙천주의자는 연습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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