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요즘 내 생활의 화두가 된다. 은퇴 후의 한가한 몸이니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그런 평범한 날들이 흘러 가고 있고 평범한 일상의 고마움을 알아가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떠돌다 돌아 오니 집에 파랑새가 있다는 동화처럼 뭔가 특별한 일을 쫓아 다녀야 했다. 매일매일이 새로워야 했고 손에 쥘 무엇인가를 찾아 다녔다. 치열한 그 시절을 보냈기에 얻을 수 있는 지혜일 수도 있고 은퇴 후의 한가함에서 터득했을 수도 있겠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 가다 보면 볼 수 없는 것들, 한가로운 하늘의 구름,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들의 작은 움직임, 풀꽃의 아름다움들이 보이고 평범한 하루에 감사한다.
'고난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강한 사람은 좋은 시절을 만든다
좋은 시절은 약한 사람을 만든다
약한 사람은 고난을 만든다 '
블로그 이웃 점점 더 님의 포스트글에서 순환하는인생을 본다
모든 것은 순환한다, 젊은 시절의 치열함이 있었기에 오늘의 평범함이 고마운 것이다. 행여 오늘 힘든 일이 있다면 그것 때문에 강해질 것이다, 결국 오늘 내게 주어진 평범한 일상, 그것이 내 몫이고 가장 중요한 일이다. 평범한 일상의 고마움을 알게 되니 나이듦,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백인백색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내 경우는 나이 들어 해야 할 일에서 놓여 나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기쁨을 맞보고 있다.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 난 홀가분함이다. 솔직히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나는 잣대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나도 떳떳하게 의무와 책임을 다했노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름 치열하게 살았다지만 잘 산 거 같지는 않다 .가진 것 없는 초라한 노파로 남았을 뿐이다. 남 만큼 노력했다고 항변해보니 남보다 나앗어야 한다는 답변이다. 인정해야 한다. 남만큼 해서는 남을 앞설 수는 없는 일이다. 남달리 노력했어야 하는 일이다. 어쩌랴 과거는 지나갔고 이제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과거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인정하고 나니 현재의 내가 보였다. 못다한 채로 과거의 나를 내려 놓았다. 보잘것 없고 빈약한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외면할 일은 아니다 . 현재의 내 모습이니 말이다. 내 모습을 직시하니 스스로 차고 있던 의무와 책임의 족쇄가 보이고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 스스로 진 감당 못하는 짐이었다. 더 이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더러 보는 이들에게 부담만 줄 뿐이었다. 내려 놓을 수 밖에는 없었다.
상실의 아픔이 없을 수는 없었다 . 무언가 가지고 있던 것을 내려 놓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짐이 비록 빚이라 할지라도. 살붙이를 떼어 버리는 것 같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내려 놓고 나니 비로소 해야 하는일에 묶여 하지 못했던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찾을 수 있었다. 선택 했으니 이젠 집중해 보려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은퇴 후의 삶은 '이제와서'가 발목을 잡는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늦은 나이라는 것이다. 지금 껏 살아 온 관행대로 삶을 이어가는 것 뿐, 문제는 백세시대이다. 길어진 노후를 '이제와서'에 묶어 둘수는 없게 되었다. 시대는 거슬러 올라 갈 수는 없다. 흐르는대로 같이 흘러 가는 것이 순이리이다. 변화하는 시대를 따르지 못하면 도태 되는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기왕 살아가야 할 백세시대라면 현명하게 대처 해볼 일이다.
내 선택은 세가지이다. 하고 싶은 일 글쓰기에 집중해 보는 것, 시대의 흐름을 따라 새로운 문명을 받아 들이는 것, 이것들을 수행하기 위해 건강을 유지하는 일, 정확히는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 갈 수 있어야 하고 건강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 붙은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나이들어 시작하는 글쓰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제와서'에 수없이 발목을 붙들리고 있지만 포기 하지 않는 건 이미 오래 전에 심어 놓은 씨앗 하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글 잘 쓰는아이' 라는 칭찬이었다 . 어린 나를 우쭐하게 만든 그 칭찬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 잘 쓰고 싶었다. 잘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결국 한 줄 글도 쓸 수 없었다.
세월이 한참 흐르고 마음을 비우고나니 이제야 동결 되었던 씨앗 하나가 틈을 비집고 싹트려 하는 중이다. 애처러운 싹이 눈물겨웠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하고 싶었던 일이라는 걸 인정해야 했다.
이제 시작이니 글쓰기라기 보다는 글쓰기 연습이라는 표현이 마음 편하다.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좋은 글 한줄 쓸 수 있지 않을까? 젊은 시절처럼 치열하지 않으니 오히려 여유가 있다. 나이듦의 좋은점이다 . 나이 들어 글쓰기를 할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선택 했으니 집중해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수없이 들어 온 말이지만 건강할 때는 미처 깨닫지 못한 말이다. 건강을 잃으면 글쓰기를 할 수 없게 되니 건강만큼은 지켜야 한다. 거꾸로 흐르는 것은 없는 법이다. 흐름은 따라 흘러야 한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도태 되어 버리고 만다.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글쓰기를 위해서이다. 고난은 사람을 강하게 하고, 강한 사람이 좋은 시절을 만들고, 좋은 시절이 약한사람을 만들고, 약한사람이 고난을 만드는 것처럼 인생은 순환하는 것이 아닐까
글을 쓰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 하고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 일이고 ,건강해야 글쓰기도 시대의 흐름도 따라 갈 수 있다.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글 쓰기나 건강은 별 무 소용일 수 있겠다. 순환하는 세가지 선택의 고리중에서 지금 내가 집중해야 할 곳은 글 쓰기이다 . 좋은 글 을 쓰기 위해 건강해야 하고 시대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지금은 글쓰기 연습에 집중해야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