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를 믿어라. 훨씬 빠르게 배울 수 있다.

인생에 멘토가 필요한 이유

by 양양이

스노보드 강습을 하다 보면, 성인인데도 가끔 말을 정말 안 듣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타야 잘 타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음에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문가가 알려주고 있어도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저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하면서 알려준 대로 시도하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스노보드를 처음 타는 사람들이고, 어떻게 타는지도 모르지만 무작정 자신의 신념만 믿는 것이다. 이런 강습자를 만나면 골치가 아파진다. 왜냐면 결국 잘못 움직여 크게 다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무지에 대한 신념은 결국 자신을 위기로 빠트리기 충분하다.


또 이런 사람들도 있다. 분명히 자기보다 스노보드를 잘 타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어느 한 사람의 말만 듣는 사람이 있다. 분명 운동을 할 때 코치가 여러 명 있어서는 안 된다. 의견이 분분하면 결국 아무것도 배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개인의 특성을 갖춘 스킬이 아니라, 누구나 다 아는 기본 원리를 자신만 모르고 있다고 하면, 그 누구에게 배우는 것은 상관이 없다. 기본 원리만 깨우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염두에 둔 코치 말고는 다른 코치들을 전부 무시해 버리는 사람이다. 오로지 자신이 선택한 그 사람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스노보드를 어설프게 타본 사람이 그래서 더 무서운 법이다. 어설프게 알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이러한 스포츠의 원리는 우리의 사회와 닮아있다. 무언가 잘 모르는 사람이 갖는 의심과 신념은 참으로 무서운 법이다. 그 고집을 절대 꺾을 수가 없다. 분명 전문 자격을 소지하고 있는 강사들인데, 자신은 그 정도의 실력도 되지 않으면서 자기 멋대로 판단하고 재단한다. 하물며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무작위로 퍼트리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사람이 생길 수 있고,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도 잘못된 사실이 진실인 양 믿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당연히 올바른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자신이 남을 믿을 수 없으니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고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스노보드를 처음 배울 때는 혼자 독학을 하기보다는 무조건 전문 강사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잘못된 습관이 들어 버리면 아예 스노보드를 타지 못하는 사람보다도 올바른 자세로 돌아가기가 힘이 든다. 빠르고 탄탄한 길이 있는데도 먼 가시밭길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예전에 10~20년 전만 해도 스노보드를 무료로 알려주는 사람이 잘 없었다. 그때만 해도 스노보드가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모두가 고급스킬을 잘할 줄 모르던 시기도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열심히 연마한 스킬을 남에게 쉽게 알려주지 않았다. 돈을 들고 따라다녀도 제자로 삼아줄지는 알 수 없는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스노보드 씬에서 거의 대부분이 상향 평준화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체계화된 강습 시스템이 도입되고, 많은 사람들이 연습해서 일궈놓은 기술들을 돈 주고 쉽게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정작 강사 본인은 10년을 들여서 알아낸 기술을 제자들은 1년 안에 손쉽게 배우곤 한다. 그래서 스노보드를 탄지 얼마 안 되어도 고급 스킬을 금세 많은 시행착오를 하지 않아도 편하게 익힐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인생에 좋은 멘토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스승은 제자를 좋은 길로 인도하지만, 어설픈 스승은 제자를 위기에 빠트리기 쉽다. 극단적인 예로 이 시대에는 누구나 뻔히 과학으로 증명된 지구가 둥글다는 것도 반박하는 어리석은 이들도 있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지구는 평평해 끝까지 가다 보면 낭떠러지가 있을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옳은 길로 인도해 줄 멘토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꼭 이런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인생의 고민이 있거나 갈피를 잡지 못할 때 누군가 현명한 대답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가. 스승으로 모실 수 있는 좋은 멘토가 있으면 좋겠지만, 꼭 사람이 아니어도 배울 수 있는 길은 있다.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은 몇백 년 전에 위인들의 생각과 정설을 응집해 놓은 것이다. 철학, 종교, 문학, 과학, 경제, 일상생활 등등 삶에 필요한 정보는 사실 책에 전부 다 쓰여 있다. 오래된 책이고 사람들에게 많이 읽힌 책일수록 그 영향과 결과는 검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많은 깨어있는 사람들의 진리를 쉽고 편하게 익힐 수 있게 된 지금은 책이야 말로 인생에서 꼭 현명하고 지혜로운 멘토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답을 찾는 사람 중 길을 잃을 확률이 낮다. 하지만 꼭 여러 가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자. 편협한 사고는 어설픈 신념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은 사람보다, 더 무서운 것은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아예 모르는 것보다 어설프게 아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삶이 힘들거나, 기로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서점이나 도서관을 가보자. 그 분위기 자체로 위안을 받는 기분이 들기도 하다. 그리고 책을 굳이 다 읽어보지 않아도, 제목만 읽는 것조차도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책은 지루한 산물이 아니다. 요즘은 영상에서도 다 볼 수 있는데 굳이 책을 왜 읽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책은 느린 사고를 가지게 해 준다. 천천히 읽으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생각하며 읽으면 창의력과 사고력이 높아진다. 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영상은 그럴 시간을 주질 않는다. 특히나 1분 남짓한 짧은 영상은 더욱 그렇다. 오직 지구상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생각하는 특권을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 사고하는 습관은 천천히 읽을 때 발현된다. 천천히 읽을 수 있는 종이로 된 책에서 주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그래서 빠른 미디어가 생겼음에도 종이로 된 책은 당분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진리를 알려주고, 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책이야 말로 인생에 더없이 좋은 멘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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