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를 닦아야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다.

즐기는 운동을 하다가 다시 기본기를 연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by 양양이

처음 일반인으로서 어떤 운동을 시작할 때는 대부분 그 운동이 재미있거나, 또는 건강을 위해서 시작 한다. 그런데 운동을 꾸준히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재미로 시작했든, 건강을 위해서 였든간에 어느 수준에까지 실력이 도달하게 되면, 그 이상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더 잘하고 싶고, 개인의 기록을 깨고 싶어도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이 온다. 정체 구간이 생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정체 구간을 뛰어넘지 못하고, 포기하거나 다른 운동으로 변경 하기도 한다. 정체구간이 생기면 운동이 재미없어지고,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 의욕도 사라지고 지쳐 버리는 것이다.


골프를 처음 배울 때, 나는 일명 "똑딱이"먼저 배웠다. 그저 골프 채로 공을 맞추는 것을 연습하는 기본기 연습이었다. 처음에는 공 가까이 채를 들고 쳐보고, 점점 공과 채 사이를 멀리 떨어트리며 맞추는 법을 배운다. 스윙을 하면서 까지 공을 맞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너무 재미가 없었다. 골프가 뭔지도 모르는데, 우연히 배울 기회가 생겨 배우게 된 것뿐이었다. 골프 연습장에서 벽만 보고 공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으며, 너무 흥미가 떨어져 2주 만에 포기하게 되었다. 골프가 이렇게 재미없는 것이면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친구들이 스크린 골프장을 다니게 되었고, 여전히 골프의 골자도 모르는 나는 (골프의 용어는 커녕 룰도 몰랐다) 그저 심심해서 따라갔다. 친구들이 골프 치는 것을 보고 나도 쳐보자 해서 몇 번 심심풀이로 게임을 해봤다. 막상 게임을 해보니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력은 상관없었다. 스크린으로 나마 골프 경기를 하게 되니 재밌어진 것이었다.


배드민턴을 처음 배울 때도 그랬다. 어릴 때부터 공원에서 친구들이랑 잠깐씩 운동 삼아 배드민턴을 치던 실력이었다. 소위 약수터 실력이다. 친구들이 한참 배드민턴을 하러 다녀서 "나도 잘 쳐" 하며 실내 코트를 따라 갔다. 실력이 좋은 친구들의 공을 맞추기에만 급급하니, 팔이 나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그런 약수터 배드민턴이 아니었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운동도 꽤 많이 되고, 심지어 가격도 저렴했다. 흥미를 느낀 나는 한 달 정도 같이 다녀 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난타만 쳤다. 난타는 둘이서 코트 양쪽 끝에 서서 배드민턴 콕을 맞추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둘이서 배드민턴 치는 것처럼 하는 방법인데, 동호인 사람들은 공을 맞추는 방법 자체가 달랐다. 일단 셔틀콕이 채에 맞는 소리가 달랐다. 대충 기본기를 친구들이 알려줬고, 난타만 치면 재미없다고, 복식 게임을 제안했다. 어차피 실력이 안돼서 흐름이 자꾸 끊기 긴 했지만, 가만히 서서 쳤을 때와는 또 달랐다.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셔틀콕을 받아치기 시작하니, 박진감이 넘쳤다. 이래서 게임을 하는구나 싶었다. 마음은 이미 올림픽 금메달 선수 같았다. 그렇게 배드민턴에 한층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친구와 연습하는 것만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아서, 프로님께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레슨은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처음 배드민턴 채를 잡는 것부터 해서, 기본적으로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코치해 주셨다. 하루에도 기본자세를 반복하고 또 반복 연습을 했다.


대부분의 운동을 취미로 할 때, 뭔가 흥미를 느껴야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운동을 권할 때 가장 흥미로운 부분부터 알려준다. 기본기는 재미없으니 일단 넘겨두고, 재미있는 게임식의 경기를 시켜 흥미를 유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그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재미를 느끼고 꾸준히 하다 보면, 잘하고 싶어지고, 잘하고 싶어지면 스스로 다시 기본기 연습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이다.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어떤 운동을 하다 보면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실력이 정체되는 구간이 생기는데, 그럴 때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기본기를 연습하는 것이다. 아무리 프로 선수라 해도 처음 몸풀기는 무조건 기본기를 연습하고 시합에 들어간다. 기본기는 정말 중요하다. 말 그대로 모든 기술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재밌다고 처음부터 기본기를 연습하지 않고, 시합이나, 경기를 먼저 하게 되면 언젠가 자신의 실력이 늘지 않는 벽에 부딪힌다. 실력이 늘면 늘수록 더 절실히 느낀다.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기본기 연습은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다. 하루 종일 벽을 보고 공을 맞춰야 하는 골프, 계속해서 돌아오는 일정한 속도의 셔틀콕을 맞추는 반복적인 난타는 흥미도 없고, 아무런 도파민도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기는 꼭 필요하다. 기본기를 다지지 않고서는 언젠가는 결국 실력의 벽에 부딪힌다. 아무리 자기가 실력있는 상급자라 생각이 들어도, 기본기가 똑바로 숙련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은 꼭 삐걱대기 마련이다. 정석코스라는 것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무엇 하나 단계별로 순차적이어야 하는데 중간중간 이가 빠진 실력이면 금방 무너지기 쉽다. 그렇지만 재밌는 게임을 놔두고 기본기 연습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고, 정말 새로 모든 걸 다시 다잡는다는 마음까지 먹은 사람들만이 처음으로 돌아가 기본기 연습을 한다. 그런 사람은 언젠가 기본기 연습이 끝났을 때 실력이 폭풍 성장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는 운동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삶을 살아갈 때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삶에 필요한 기본 요소들은 이미 유치원, 초등학교 때 모두 배웠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기본기를 잊고서 고급 기술만 뽐내려 한다. 나는 인생의 기본기를 인성과 성실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 것, 단체 생활을 위해 타인을 배려하는 법,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 아침에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두는 것, 영양소 골고루 든 음식을 먹고,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 같이 너무나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 인생의 기본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이 작은 법칙들을 얼마나 많이 무시하면서 살고 있는지 모른다. 회사에 가면 꼭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 상사가 있다. 분명 타인을 배려하라고 배웠지만 지독하게 이기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많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고, 일어나서 침대를 정돈하는 것도 매번 잊는다. 이런 기본 도리들이 정신세계에 단단히 밑받침 해주어야 그 다음 단계의 삶도 더 나은 방법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기본기가 확실히 장착되지 않으면, 삶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 되었는지도 알지 못한 채, 마음의 결핍과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사랑을 마땅히 받고 자라야할 아이가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크거나 하면 생기는 일들이 특히 그렇다.


사실 기본기를 단단히 갖추는 것이 가장 어렵다. 별것 아닐 수 있지만 매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는 순간, 흐트러지기 쉽다. 요즘은 기본적인 것들을 잘 지키는 사람을 "갓생을 사는 사람" 취급을 하기도 한다. 아주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기본적인 루틴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 드물다. 운동에서 상급 실력이지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 연습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기본기의 부재를 깨달은 사람들 뿐이다. 심지어 그 기본기를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바로 가장 실력이 좋은 프로 선수들이다. 어쭙잖은 실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기본기는 그냥 뛰어넘고 재밌는 기술부터 익히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성공한 사업가들이나, 운동선수, 어느 분야건 상위 1%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루틴이라는 것에 목숨을 건다. 그 기본적인 루틴이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같이 성공한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일어나면 먼저 침대 이불을 개라 이런 것들을 성공의 법칙이라고 말하지 않은가.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그 사람들은 깨달은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소한 기본기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태산 같은 큰 꿈을 이루려 한다. 이런 기본기가 잘 되어 있지 않고서는 인생에 닥치는 많은 시련들을 스스로 극복하기가 어렵다. 단단히 기본기를 잡아야만 다음 실력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갈고 닦은 나의 기본기가 언젠가 나의 한계를 부셔줄 것이다.


사소하다고 무시하지 말고, 일단 기본기부터 단단히 해보자. 사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는 일일 것이다. 기본기가 탄탄한 사람이 실력을 갖추었을 때 그 성장 속도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게 될 것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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