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느끼러 가는 캠핑, 그리고 자연을 지키는 플로깅
나는 캠핑을 자주 다닌다. 온전히 자연을 느끼고 싶어서 늘 짐을 꾸려 산속으로 떠난다.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캠핑을 가게 되면 자연이 주는 왜인지 모를 포근함 때문에 힐링이 된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푸르른 나무가 우거진 그늘 밑에 텐트를 편다. 자연이 주는 위로는 실로 대단하다. 그 무엇을 굳이 하지 않아도 자연 속에 그대로 앉아 있기만 해도 모든 것이 치유되는 기분이다. 아마도 그건 우리도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 속에 있어야 치유를 얻는 마음이, 도시의 팍팍한 삶 속에서 오히려 고통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캠핑을 가면 숨통이 트인다. 내가 바로 자연과 하나가 됨을 온전히 느끼게 된다.
자연은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압도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 산속 깊은 곳에 있자면 그대로 자연에 메몰 돼버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캠핑을 하다가 비라도 쏟아지거나, 눈이라도 내리면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알게 된다. 자연 앞에서 우리는 그저 한 마리의 개미일 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탈하게 살아가는 이유는 아마도 자연이 우리에게 허락해 준 잠깐의 순간 때문 일 것이다.
하지만 캠핑을 가는 사람들 중에는 정말로 비매너인 사람들이 많다. 산속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거나, 불을 피워서는 안 되는 곳에서 불을 피우고, 또 함부로 나뭇가지들을 꺾고 계곡물을 더럽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비매너인 몇몇의 사람들이, 많은 정상적인 캠퍼들까지 모조리 욕을 먹게 한다. 잠시 인간은 자연을 빌어 지구에 머물다 가는 생명체일 뿐인데, 우리는 꼭 지구의 주인이라도 된 듯 자연을 마음대로 훼손한다. 지구에서 인간에게 허락된 날들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자연이 훼손되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연은 우리에게 앙갚음이라도 하듯이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보여주고 있지 않나. 비이상적인 온도와 폭우, 폭설, 가뭄, 쓰나미, 지진 등등으로 우리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 같다.
분명 자연으로부터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고, 치유를 얻으러 떠나는 캠핑이지만, 이 자연이 언젠가 인간에 의해 훼손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남극에 얼음이 녹아서 언젠가 이 아름다움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모두 멸종될 것이다. 스스로가 불러온 재앙인 것이다. 지구가 아프다고 하지만, 사실 지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사라지는 것이지. 인간이 사라진 지구는 오히려 다시 회복하고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 광활하고 드넓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말고,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처럼 행동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이미 되돌리기엔 늦었다고 말하지만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캠핑의 기본 중에 기본 매너는 머문 자리를 떠날 때, 처음 아무도 머물지 않았던 것처럼 떠나는 것이다. 자연이 유지되어야만 인간도 함께 공존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도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자연이 사라지면 우리 인간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캠핑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요즘 러닝과 하이킹을 하면서도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플로깅(Plogging)"이라고 한다. 러닝이나 하이킹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운동이다. 러닝이 유행하는 차에 플로깅도 같이 유행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를 갔을 때 좋은 일도 같이 해보고 싶어서 플로깅에 도전했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봉사였는데, 그때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를 보고는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내가 그동안 봤던 해안도로에는 쓰레기가 많지 않아서 참 예쁜 바다만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지역은 그야말로 쓰레기 산이었다. 어업용 쓰레기와 길거리의 오물들로 현무암을 뒤덮고 있었다. 한 시간 만에 친구와 고작 둘이 서 주웠는데 쓰레기가 몇 포대나 가득 쌓였다.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충격으로 남아있다.
우리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오래도록 지내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라도 작은 것부터 실천했으면 좋겠다. 산에 오르고 나면 자신의 쓰레기는 챙겨서 내려오는 것, 잠시 운동삼아 산책을 가더라도 쓰레기가 보이면 한두 개라도 주워 쓰레기통에 버려보자. 혼자 하면 별일 아니지만 모두가 같은 시민의식으로 협동한다면 생각보다 좀 더 오랜 시간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이미 선진화된 시민의식으로 함께 자연을 구한 적이 있었다. 태안에 기름이 유출되었을 때 모두가 하나가 되어 자연을 구하지 않았나! 나부터 작은 실천을 할 때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또다시 자연을 지키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어본다. 자연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바로 자연의 한 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