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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 Wave Jun 05. 2021

퇴사도 대행이 되나요??

취준 끝, 퇴준 시작!

 

취준 끝, 퇴준 시작!


  사원들의 퇴사 행렬이 심상치 않다. 오며 가며 인사하다 얼굴이 눈에 기 시작할 때쯤 갑자기 퇴사 소식이 들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취업포털이 최근 1년간 MZ세대를 채용한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2%의 기업에서 1년 안에 회사를 그만둔 조기퇴사자가 있다고 답했다.

언론은 연일 고용 참사와 사상초유의 취업난에 대해 보도하고 있고, 코로나 시국에 취준생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취업에 성공한 뒤 채 1년이 지 전에 그들이 사원증을 반납하는 이유 무엇일까?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밝힌 MZ세대의 주요 퇴사 사유는 다음과 같다.

1.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48%)

2. 조직문화 불만족(31%)

3. 급여 및 복리후생 불만(28%)


된 퇴사 사유 중 '급여'는 모든 직장인의 주요 관심 사항이고, 과거부터 취준생이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연봉이 기대치보다 낮을 경우 더 높은 연봉이 기대되는 회사로 이직하는 현상은 쉽게 이해가 간다. 그런데 입사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신입사원이 어떻게 본인의 적성과 직무가 맞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었으며, 조직문화 불만족은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말하는 것일까?


 또 다른 조사 결과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구직자가 입사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택 기준을 조사한 결과, 1위는 연봉(19%), 2위는 워라밸(16%, 삶을 위한 가치를 존중하는 사내 분위기), 3위는 우수한 복리후생(14%) 순이었다.

감히 워라밸을 꿈꿀 수 없었던 과거에는 연봉이 직장 선택의 절대적 기준이었다. 하지만 이제 MZ세대로 통칭되는 취준생들은 높은 연봉만큼이나 워라밸을 중요시한다. 복리후생 역시 회사가 나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해 줄 수 있느냐에 대한 관심으로, 조사 결과는 개인적 삶의 만족을 중요시하는 요즘 취준생의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대체로 신입사원들은 내가 다니는 회사가 ‘개인적인 삶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분위기’이기를 희망한다(과장, 대리들도 마찬가지긴 하다). 족 같은 회사를 강조하는데.. 가족 같은 분위기는 회사가 아닌 진짜 가족에게서 느끼면 된다.

이런 이유로 워라밸이나 분위기를 중시하는 친구들이  입사 후 회사에 불만족을 느끼면 과감히 다른 기업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첫 번째 조사에서 나타난 직무와 업무에 대한 불만족도 사실은 부서의 문화나 사람에 대한 불만족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퇴사를 앞둔 사람은 생각보다 '좋은 헤어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실제 퇴사 사유를 말하기 보다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을 한다. 그리고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 바로 '직무에 대한 불만족'이다(물론 진짜인 경우도 있다). 실제로는 특정인에 대한 반발이 퇴사를 결정한 직접적인 사유라 하더라도, 나가는 것이 결정된 마당에는 그동안 쌓여 있던 감정을 마음에 묻는다. 그리고 개별 면담 시에는 으레  직무에 대한 불만족을 퇴사 사유로 언급한다.


워라밸 브레이커(Breaker), 그놈! 사람이 싫다


워라밸은 사실 회사에서 처음 마주한 조직장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신입사원이 회사에 들어오면 조직장의 성향에 따라 업무 만족도에 확연한 차이가 발생한다. 온화한 성품으로 후배를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는 조직장을 만나면, 업무적으로 힘든 일이 있더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그런데 처음 겪게 되는 조직장이 인격모독성 발언을 일삼고 강압적이고 독선적인 리더십을 보인다면, 신입사원은 당장 회사에 대한 정이 확 떨어진다. 현실적으로 입사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서를 옮기기는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는 하루하루 출근하는 게 지옥 같은 일이다. 업무를 하며 내부 외부사람들을 설득하는 일도 스트레스 받는데 안에서는 또 우리 편인 줄 알았던 조직장이 스트레스를 주니 숨 쉴 틈이 없는 기분이다. 그리고 조직장뿐만 아니라 직속 상사와의 갈등 역시 신입사원이 회사를 떠나는 주요인 중의 하나이다.


우리 파트 차장님 때문에 퇴사합니다. 무슨 말만 하면 다 본인이 해 봤던 일이라면서 잔소리를 하고, 다른 사람 말은 도저히 듣지를 않아요. 제가 볼 땐 분명히 아닌 거 같은데 맞다고 우기니 방법이 없어요. 그 차장님 때문에 파트 사람들이 다 힘들어하는데, 불만을 얘기해도 중간에 차장님이 다 필터를 하니 팀장님은 차장님 말이 다 맞다고 하고…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못 다니겠어요. 그냥 제가 떠나는 게 낫겠다 싶어 그냥 나가요 (퇴사를 결심한 후배 인터뷰 중)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81% 직장인이 일과 사람 중 사람이 퇴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그리고 직장 내 선배(상사)와 갈등을 겪어 본 경험이 있는 직장인은 79.1%에 달했고, 갈등의 이유는 업무 분장 등에서 자기에게만 유리한 비합리적인 결정이 잦음(44%), 자기 경험만을 내세우는 권위적인 태도(40.4%), 업무를 나에게 미룸(37.6%) 순으로 나타났다.

다들 상사, 동료, 후배들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형일 가능성 또한 높다. 업무적인 일이든 조금은 사적인 일이든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군가와 부딪히기 마련이고, 그래도 이성적으로 말이 통하면 다행인데 정말 속된 말 '도라이'를 만나면 그때는 정말 답이 없다.

(그런데 이직을 계획 중이거나 이직을 강행한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놀랍게도 어디를 가든 '도라이 보존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게 중론이다)


퇴사도 대행이 된다고??

그야로 대행 서비스 전성시대다. 종 음식 배달, 심부름, 명품 웨이팅 등등 손가락만 까딱하면 힘들이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

그렇다면 과연 퇴사도 대행이 될까??(○, X)

답은 ○ 이다.

한 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퇴직 대행 서비스가 벌써 2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의뢰인이 서비스 업체에 퇴직 의사를 전달하면 업체가 의뢰인의 회사 인사담당자에게 연락해 퇴직과 관련한 절차 일체를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이다. 현실감 없는 얘기라 생각되지만 상상 해보자. 반적으로 퇴사를 하기 위해서는 한 달쯤 전에 팀장님께 얘기하고 면담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실무적으로는 인사부서와 각종 퇴사 관련 서류에 싸인을 하고 추가적인 인터뷰도 가지게 된다. 퇴사를 마음먹은 뒤에도 생각보다 신경 쓸 게 많고 스스로 챙겨야 할 부분도 여러 가지이다. 거기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인사하고 퇴사 사유를 설명해야 하는 건 덤이다. 그런데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렇게 복잡한 절차가 한큐에 해결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황당해 보이지만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17사업을 개시한 일본의 퇴직 대행업체에 따르면 한 달에 평균 약 300건 이상의 서비스 문의 전화가 있다고 한다. 직접 상사나 동료를 대면하고 퇴직 의사를 밝히길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주 이용 대상이며, 정규직의 경우 5만 엔(약 50만원),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은 3만엔(약 30만원)의 이용료가 든다. 그리고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또 다른 업체에 따르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근속 기간이 반년이 안 되는 직장인’이라고 한다.

이제는 퇴직도 배달음식처럼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만약 일을 하다 어느 날 퇴사하고 싶으면, 회사에 직접 통보할 필요도 없이 업체에 의뢰하면 자동으로 사직서 제출부터 퇴직금 정산까지 일이 처리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이지만, 만약 이런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퇴사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을 듯 하다(요즘 비대면 트렌드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있으며,  검색창에 '퇴직대행'을 검색하면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이용해 보시기 바란다.


+) 카톡으로 이별을 통보하듯, 카톡으로 퇴사를 통보하는 시대가 머지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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