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 아니, 사람!, 사람? 아니, AI 로봇!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중년의 코믹한 여배우가 불러서 많은 이에게 사랑받았던 노래다.
노래하는 여배우의 익살 맞고, 정겨운 모습이 떠올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뛴다.
세상은 요지경이 맞다.
인간은 매양 새로운 세계를 꿈꾸고, 그 꿈을 실현하며,
나날을 신비한 요지경 속으로 빠진다.
거대한 알고리즘의 터널 속처럼 아득하다.
거친 들판을 유랑하던 호모사피엔스는
농업혁명을 일으켜 대량 생산으로 정착하고 문명사회로 진입했다.
이어 산업혁명으로 세상을 초고속 열차에 태웠다.
핵가족화, 자본주의 확산 등으로
점차 인간소외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멈출 줄 모르는 호모사피엔스는 그 여세를 몰아
도도한 제3의 물결인 정보화 시대로 인간의 삶을 실어 날랐다.
신기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초연결 사회에서
다양한 세계와 실시간 소통하고,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변신하는 세상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혁명과 혁명을 거듭하는 사이
사람들은 점점 사람에게서 멀어졌다.
집단에서 개개인의 삶으로 초점이 옮겨지면서
아이러니하게 점차 사람 사이의 참다운 교류가 사라졌다.
21세기의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만 잡히지 않는
허공 속에 떠도는 UFO 같은 이들과 이야기하고 대면하며 허구 속에서 유랑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초연결 사회로 사람들은 블랙홀처럼 매몰되어 갔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경계를 잃고
혼돈 속으로 표류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만져지는 사람과의 만남의 기회는 단절되거나
단절하며, 단지 처리할 뿐이다.
AI 로봇 일하는 모습누군가의 음성을 직접 듣고 눈을 바라보고,
손을 맞잡을 수 있는 대상을 스스로 거부하며 애완동물 하나 곁에 두고 산다.
이것이 제4차 산업화 시대 초입의 우리들의 자화상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생태계의 알고리즘에 갇혀 재단된 형태의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에 사로잡혔다.
이 시대를 통칭하는 개념이 3가지로 요약되는 것 같다.
즉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IoRT(로봇 사물인터넷, Internet of Robotic Things)’, 놀라운 세상이다.
요지경, 요지경이라는 이 말은 얼마나 절묘한 말인가?
21세기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신의 기호처럼 느껴진다.
메간 (M3 GAN, 2022)이라는 영화를 봤다.
부모를 잃은 어린 조카 케이디에게 이모 젬마가
AI 로봇 인형 ‘메간’을 선물한다.
메간은 아이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프로그래밍된 장난감 로봇이다.
메간 2.0메간은 프로그래밍을 초월하여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며 새로운 개체로 진화한다.
그 힘은 날로 지능화되어 프로그래밍한 주체를 위협하는 사태로 치닫게 된다.
통제 불가능해진 메간을 케이디와 젬마는 힘을 합쳐 파괴한다.
이런 상황은 AI 로봇과 인간이 공유할 수 있는 삶의 한계를 보여준다.
알고리즘을 벗어난 AI 로봇,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 신비하고 두렵다.
AI 로봇은 세상을 놀라운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사람들의 감성마저 로봇화시켜 가고 있는 듯해 한편 서글프다.
2년 전부터 다니는 안과가 있다.
병원을 들어서면서 접수, 수납 기계에서 접수표를 받아 접수하고 진료를 한다.
진료가 끝난 뒤 진료비를 내려고 여직원 셋이 앉아있는 접수, 수납대로 갔더니,
접수표를 다시 뽑아오라고 지시했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접수표가 필요한가요?” 했더니
원칙이 그렇다며 마치 로봇처럼 무표정하게 눈길도 주지 않고 대답했다.
AI 로봇 같은 말투로, 환자를 대하는,
그네들에게 아직 로봇이 되지 못한 사람의 감정이 올라왔다.
키오스크(무인정보 단말기) 이런 현상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마트에서 계산대에 있는 직원은 센서에 코드만 갖다 댄다.
물건값 합계가 나오면 “카드 꽂으세요.” 로봇처럼 지시하고
소비자가 로봇처럼 카드를 꽂으면 영수증이 출력되고 과정 종료된다.
눈빛 한번 마주치지 않은 채 프로세스를 진행하듯 스쳐 간다.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현 세태는
제4차 산업화 시대가 몰고 온 비인간적인 한 단면이다.
‘사람?, AI 로봇!, 혹은 AI 로봇?, 사람!’ 무엇이 먼저인가?
연말 파티용 드레스를 구하기 위해
오랜만에 남대문 시장에 갔다.
없는 것이 없는 남대문 시장도 요지경 속이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곳의 요지경은 IoRT(로봇 사물인터넷)의 요지경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 목소리가 들리고, 사람 얼굴이 보이고, 사람 마음이 오간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간신히 드레스 집을 찾아서 주문하고 나니
맛집을 알려 준 지인의 말이 생각났다.
냉면, 칼국수, 찰밥이 나오며
집으로 돌아올 때는 찰밥을 싸 준다며 꼭 가보라고 하셨다.
드레스를 마추고 사장님께 그곳을 여쭤봤더니
퇴근한다며 직접 안내하고 밥값도 계산해 주셨다.
오늘 처음 만난 분인데 감동했다.
‘남해식당’이라는 상호가 걸려있는 좌판대 형식의 가게였다.
“내가 모시고 온 손님인데. 맛있게 잘해드려요.” 당부의 말씀까지….
찰밥+냉면+칼국수 가게에 들어서서 메뉴판에 있는, ‘찰밥+ 냉면+ 칼국수’라는 음식을 주문했다.
열무김치와 배추겉절이 등과 찰밥 한 그릇을 고봉으로 담아 주었다.
찰밥을 한술 떠서 김에 묻혀 입에 넣고 나니, 냉면이 등장했고,
거기에 더해 따뜻한 칼국수!
때아닌 열무김치의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맛있게 드세요.” “와, 열무김치 맛있다.” “더 드릴게요.”
하며 열무김치를 듬뿍 주신다. 나올 때 덤으로 싸 준 찰밥이 먹은 양보다 많다.
모처럼 사람의 온기와 편안함을 느꼈다.
세상은 요지경이다.
AI 로봇은 진정 매력적인 세계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정서적 교감까지 가능한
메간 같은 로봇의 등장은 기대이기도 하고 두려움이기도 하다.
사람이 로봇화되고 로봇이 사람 화 되는 신천지?
AI 첨단 사회탐험은 이미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남대문 시장 사람들과의 만남은,
모든 것이 AI 로봇화 되어가고 있는,
제4차 산업화 시대 차가운 문명의 거리에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아니 희망을 보았다.
그곳은 낯선 이국의 거리를 부유하다
잠시 꾼 꿈속 고국의 살 내음 같은 향수를 느끼게 했다
.
삶이라는 알고리즘에 갇혀 새로운 출구를 찾는 나의 시도는
밀려오는 AI앞에 두 눈이 번쩍 뜨였다.
남대문시장 먹자골목 2026년 새해,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더 거세질 듯하다.
“AI 로봇? 아니, 사람!, 사람? 아니, AI 로봇!”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 신비하고 야릇한 요지경 세상. 두려움인가, 설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