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사명
사랑의 개념
‘사랑’만큼 흔하지만 심오하고 어려운 개념이 또 있을까? 사랑은 대중가요, 드라마, 영화 그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 흔한 주제이지만 그 해석은 천차만별이요, 눈에 보이지 않아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성경에서는 사랑을 15가지로 설명한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견디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전 13:4-7)
이 내용을 보면 왜 이렇게 하지 말라는 것은 많고 이것을 다 지킬 수는 있는 것인가 한숨부터 나온다. 그렇다, 사랑은 쉽지 않다.
우리 결혼식의 축가는 ‘그런 사랑’이란 곡이었다. 사랑장이라 불리는 고린도전서 13장 말씀을 바탕으로 쓰인 찬양 가사는 결혼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 꺼내봐도 울림과 감동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진한 감동을 주는 이유는 이것이 진짜 사랑의 정의에 가깝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15가지나 되는 사랑의 속성 중 제일 처음에 있는 것은 오래 참기이다. 그렇다, 사랑은 단번에 이룰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빨리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가 바뀌거나 조급하게 이루어지길 바라는 게 아니다. 상대의 모든 것을 견디어 주는 것이다. 일어나는 상황들에 대해 불평하며 성내는 것이 아니라, 후의 더 큰 뜻을 위해 이런 경험을 주시나 보다 하고 생각할 줄 아는 마음 겸비하는 훈련의 시간이다.
또한 오래 참음은 중간에 적당히 하다 마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참는 것이다. 내가 좋을 땐 참는 것이 쉬울 수 있다. 문제는 내 인내심이 바닥났을 때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었을 때도 사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건 사랑이 아니다. 아이를 향한 사랑도 마찬가지. 내가 할 수 없을 때 초월적인 힘에 의지해 끝까지 타자를 위해 나 자신을 죽이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다.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이런 관점에서 사랑을 생각할 때 사랑 앞에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우린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천사의 말을 하고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 있다한들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상대를 위해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다고 말한다. 도대체 이 사랑은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
답은 하나님께 있다. 모든 사랑을 완성하신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 안에 거하는 것만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랑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먼저는 내가 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공급해 주시는 사랑을 먹지 않고서는 우리게 타자를 사랑할 능력이 없음을 철저히 깨닫는 것이다. 내게 사랑이 없음을 확인하는 일은 아프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다. 그것을 아는 것이 시작이다.
다음은 조건 없이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자격이 있어서 사랑하신 것이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로 사랑하셨다. 인간은 조건적인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부족한 존재이지만, 상대의 단점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연습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닮아갈 수는 있다. 이는 자신을 억압하며 꾹꾹 눌러 참는 것이 아니다. 참는 중에 모든 것을 바라는 것이다. 이것은 전도의 사명과도 같다. 한 영혼을 구원하는 일은 그렇게 쉽게 빨리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믿음으로 계속 그 길을 갈 때 본인은 하나님과의 퀄리티 타임을 누릴 수 있고, 서로는 더욱 서로를 존중하게 된다.
결혼 상대를 고를 때 그 사람의 장점보다는 오히려 ‘단점’을 최대한 많이 보라고 얘기한다. 모든 안 좋은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그냥 이 사람 자체로 사랑하겠다는 결단이 있을 때 결혼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결혼을 한 뒤에는 ‘장점’을 더 많이 보는 것이다. 잘 맞는 걸 찾는 게 아니라, 정말 견딜 수 없는 한 두 가지만 아니면 나머지 부분은 덮어줄 수 있는 마음으로 상대와 함께 하는 것이 자기 유익에 지나지 않는 사랑을 넘어, 하나님이 가르쳐 주신 사랑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