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업에 꼬박꼬박 나오는 이름이 있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 줄탁동시 한문교사방에 다른 학교 선생님이 올려 주신 영상 보다 '이거다!' "내 이름은 꽃부리 영(英)에 복 우(禑). 꽃처럼 예쁜 복덩이란 뜻입니다. 하지만, 영리할 영(怜)에 어리석을 우(愚)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본 책을 전부 기억하지만, 회전문도 못 지나가는 우영우. 영리하고[怜] 어리석은[愚] 우영우." 어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주고 자기 이름으로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맞는 한자를 찾아보는 활동을 하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지필평가 성적 확인하고 학생들이 <우영우> 중 "내 이름은......" 영상 보는 동안 칠판에 禹英禑와 禹怜愚를 썼습니다. 禺(긴꼬리원숭이 우)가 들어간 글자는 대부분 '우'로 읽는다는 것, 禑와 愚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자기평가지 쓰기 전 "한 학기 마무리하면서 좋은 순간도 있고 후회되는 순간도 있지요. 이불킥하고 싶을 만큼 부끄러운 기억이 있나요?"
개인정보니 말하지 말래도 "시험이요"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반성한다는 것, 자기를 알아가는 건 더 좋은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이에요."
수업이 쌓이면서 이야기도 늡니다. 어떤 반에선 칠전팔기의 예, 또 다른 반에선 학기말에 붕 뜨는 마음을 차분하고 푸근하게 가라앉히는 마중물이 됩니다.
"우영우가 왜 자신이 어리석다고 말했을까요?"
"회전문을 못 지나가서요."
"물론 그런 것도 있지만 하던 일이 잘 안 되고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많이 겪어 그러기도 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여러 사람 도움 받으며 다시 일어섰기에 우리가 아는 우영우가 될 수 있었겠지요."
TV 없어 방송은 못 봤지만 자잘한 영상과 신문기사 아껴 보며 <우영우>에 젖어듭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그렇다니 수업이 더 따뜻합니다.
* 기승전(起承轉) :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하고 전개되고 전환되든 결론은 늘 같다는 뜻으로 그 결론 앞에 쓰는 신조어입니다.
칠판 필기를 공책에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