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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초보은 : 눈이 젖어드는 이유

by 스마일한문샘

『삶을 바꾼 만남』을 좋아합니다. 정약용과 황상 이야기가 따뜻하기도 하지만, 제게도 그런 스승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등교수업으로 또롱한 아이들 만나 '결초보은(結草報恩)' 복습하고 있었습니다. 풀을 묶어 은혜를 갚음. 죽어서도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다는 고사성어입니다. 아들에게 "내가 죽거든 새어머니를 다른 곳에 시집보내라" 했다가 죽기 직전 "새어머니를 순장시켜라" 한 아버지, 고민고민하다 아버지의 첫 유언대로 새어머니를 다른 곳에 시집보낸 아들,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아들의 전쟁터에 풀을 묶어 적군이 넘어지게 도운 새어머니의 친정아버지.


중1 눈높이에 맞추어 이야기 풀어내다 '보은(報恩)' 두 글자에 촉촉해졌습니다. 흐린 날 오후 수업하느라 눈꺼풀이 무거워진 아이들에게 오랜 기억 한자락을 열었습니다. "질문은 좋은 거예요. 제가 왜 한문선생님이 되었을까요? 공부하다 궁금한 것, 제 생각과 다른 부분을 선생님께 여쭈었는데 "맞아요. 제가 실수했네요" 하며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기 때문입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어려운 한문을 친절하고 따스하게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문선생님이 되었습니다."


노인은 풀을 묶어 은혜를 갚았는데, 저는 누구를 위해 풀을 묶을까요. 전에 읽고 메모한 글을 다시 봅니다. "이 이야기는 『좌전』 '선공 15년'에 등장하는 작은 일화에 불과하다. 그러나 『좌전』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위과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전투에 임하는 지도자가 인덕을 갖추고 있으면, 비록 힘없는 노인이라 할지라도 전력을 다해서 돕는다는 것이다." (공원국, 『춘추전국이야기 3』, 280쪽)

원격수업 때 썼던 PP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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