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완료! 밀린 수업일기를 오늘 다 썼습니다. 10월 중순부터 하루 이틀 밀리더니 한 달이 훌쩍. 부랴부랴 11월 일기부터 적었지만 듬성듬성 빠진 10월은 늘 부담이었습니다. 복기하자니 하루하루 바쁘고 무엇부터 써야 할지 가물가물해, 부서 업무 중 큰일 하나 마치고서야 자판을 두드렸습니다.
다행히 진도표와 수업공책 있어 조금씩 퍼즐을 맞춰 갔으나 날짜 지나 쓰는 일기는 간결하다 못해 아쉽습니다. '왜 써야 해?' 건너뛰고 싶은 알뜰함이 밀려올 때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퇴근길에, 늦은 밤 눈 부비며 블로그를 채우면서 깨닫습니다. 매일 쓰는 일이 수업에 최선을 다하는 흔적이라는 걸.
맹자 단원 마무리하면서 천강대임론(天降大任論)* 설명하려는데 학생들이 "다음 시간에 국어 수행평가예요."
"주제가 뭐죠?"
"콤플렉스와 열등감이요."
잘됐다 싶어 필기 잘한 아이 요약자료 보고 맹자의 말과 수행평가 주제를 아울렀습니다. 어린 날 외모와 친구 관계 때문에 마음 앓던 기억, 재미있지 않은 선생이라 움츠러들던 나날들.
그 시간을 뛰어넘고 치유하기 위해 쓰고 또 썼습니다. 일기와 작은수첩에 인생 초반의 고뇌를 실었다면 수업일기에는 꼼꼼하고 다정한 장점을 살려 저만의 빛깔을 찾아가려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매일 쓴 것만큼은 아니지만 2022년 가을 수업 한자락을 블로그와 한글파일에 갈무리하면서 뿌듯함을 채웁니다.
* 천강대임론 : 『맹자』 <고자장구(告子章句) 하(下)>편 중 다음 글입니다. 수업 시간에는 한글 번역만 읽어 주었습니다.
"하늘이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려주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의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근육과 뼈를 수고롭게 하며, 그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몸을 궁핍하게 하여 그가 하는 일을 어긋나고 어렵게 한다. 이는 마음을 분발시키고 참을성을 길러 그가 할 수 없던 일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體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爲. 所以動心忍性, 曾益其所不能.]"
블로그에 이웃공개로 쓰는 수업일기입니다. 학생들 개인정보는 빼고 수업 흐름과 특별하고 소소한 기억을 간결하게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