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경험

by 스마일한문샘

6년 전 이맘때 졸업생 3명을 만났습니다.

"샘 아직 ㄱ중 계셔요?"

"아니, 휴직중" (약간 드립^^)

"언제 학교 가세요?"

"막내 좀 더 자라면"

"샘 ㄴ고 오시면 안 돼요? 샘께 다시 한문 배우면 100점 맞을 수 있는데^^ 아... 저 중2 때 한문 80점 넘었잖아요. 늘 50점 맞다 제 인생에 처음 80점 넘었는데"


복직 2년차, 1주일에 1시간 들어가던 해 무지 애먹였던 00년생. 쉽게쉽게 가르치고 시험 대비 요약지 만들어 빈칸 채우면 사탕 주면서 공부시켜야 겨우 평균 60점 넘기던 아이들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1학기보다 2학기 평균이 조금 더 높았고, 그 가운데 한문이란 과목으로 중학교에서 처음 80점 넘은 경험이 ㄷ에겐 나름 큰 재산이었나 봅니다.


지금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2년 내내 수업시간마다 꼬박꼬박해서 반 친구들이 두드려 깨우던 ㄹ. 지필평가 성적일람표 싸인 받다 생각지 못한 점수에 '?!!' 다른 친구 몰래 살짝 물었습니다. "어떻게 공부했어?" "요약지 외웠어요" 멋쩍어하며 웃습니다. 그 뒤에도 가끔 졸았지만 앉아 있는 시간이 차츰 늘었습니다. 나중에 원하는 학교 갔단 소식은 덤.


돌아보니 저도 그랬습니다. 고1 봄날 와신상담 유래 관련 질문하다 "ㅇㅇ이 말이 맞네요" 말씀에 한문시간을 더 많이 기다린 기억, 늘 한 문제씩 틀리다가 고2 1학기 중간고사 때 처음 50점 맞은 날의 기쁨(그때는 한문이 50점 만점이었습니다). 30년 전 교과서와 가르칠 책을 나란히 놓으면서 '올해는 어떤 기억 만들어 갈까?' 다정한 설렘으로 새학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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