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교사 연수교재를 엽니다. 숙소 있던 석바위에서 540번 버스 타고 인천시청, 거기서 전세버스로 영종도 교육연수원. 열흘간 꽤 긴 길 오가며 보고 듣고 읽은 배움을 연수교재와 일기장에 담았습니다. 특히 2월 19일, 20일 한문과 연수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때 그 햇살 아래 앉아 듣듯 또렷합니다.
강의 첫머리에 모처럼 신규 많아 반갑다며 캔커피를 돌리셨던 선생님. 덕분에 조금은 딱딱한 한문과 교육과정 연수가 즐겁고 싱그럽게 반짝였습니다. 교육과정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큰 그림을 그리는 설계도이며, 한문교사로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정체성과 전문성을 지녀야 한단 말씀을 메모하며 꼭꼭 새겼습니다.
오후에는 한문과 평가 연수를 들었습니다. 평가 방법뿐만 아니라 교사의 자세와 마음가짐, 학교생활 관련 도움말까지 전수받았습니다. 가장 진하게 담은 부분은 "나의 가치관과 정서를 어떻게 학생들에게 풀어 줄 것인가?"입니다. 전년도 한문시험 문제지를 찾아보고 첫 시간에 진단평가해 보라는 아이디어는 학생 상황에 맞게 종종 적용합니다.
다음 날, 한문과 교수학습의 실제. 말이 서툴러 멀티미디어 매체를 수업에 활용하면서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셨단 말씀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한문은 나이 들수록 맵시 있는 학문이라며 하나라도 더 알려 주려 마음을 쏟으시는 선생님께 선배 교사의 깊이와 따듯함을 배웠습니다. '어려운 한문을 나다운 방식으로 쉽게 풀어내려면 무엇부터 준비할까?' 연수 내내 밀려오던 물음을 교재에 옮겼습니다.
내일, 모레 출근하고 다음 주에 개학합니다. 새로운 아이들, 작년에 만났지만 겨우내 한 뼘 더 자랐을 아이들을 기다리며 20년 전 신규교사 한문과 연수교재를 읽습니다. 강의 내용보다 선배 선생님들과 발령동기 선생님들이 이른 봄날 들려 주시던 울림, 오랜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설렘을 기억합니다. 그 마음에 따스하고 아이들 상황을 아우르는 열정을 담아 새학기를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