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

by 스마일한문샘

고등학교 때 한문교과서는 갖고 있는데 이사하면서 잃어버린 중학교 한문책이 그리웠습니다.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가끔 검색하다 1, 2학년 책만 있어 마음 접을 즈음 3학년 책이 왔습니다. '아싸!' 1학년 책 "낙서 많음"에 조금 망설였으나 서둘러 주문하고 책 받을 날을 기다렸습니다.


찾아온 책 세 권 모두 주인이 다릅니다. 한문 1은 1993년, 한문 2는 1991년, 한문 3은 1993년판입니다. 감사하게도 제가 썼던 교과서와 같은 책입니다. 두근두근하며 책장을 넘기니 열네 살 봄에서 열여섯 살 겨울까지 어스름한 시간이 찾아옵니다. 고등학생 때보단 반짝임이 드물고 어떤 날은 한없이 잊고 싶지만 소소한 평온함이 깃든 나날.


1학년 1과 첫 단원은 '日月(일월)'입니다. 요일 한자와 '빛날 요(曜)'를 배웠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추억 같은 장면이 찾아오고, 한문교사의 눈으로 읽으니 지금 봐도 단원 구성이 괜찮아 보입니다. 어떤 부분은 제 기억과 교과서 내용이 다릅니다. 중2 때 공부한 줄 알았던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는 1학년 마지막 단원에 있었습니다.


20대 중반쯤 친구 학교에 중학교 때 한문선생님께서 근무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잠시 찾아뵙고 한문과 임용고사 준비한다고 말씀드렸을 때 반가워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선생님께 배운 글, 하루하루 쌓은 순간 돌아보다 '지금 내 수업은 아이들에게 무엇으로 남을까?' 매일매일 찾아오는 한문시간을 귀히 여길 이유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 교과서 차례 및 내용 일부는 여기에 담았습니다.

<옛날 한문교과서 (5차 중학교)>

https://blog.naver.com/hanmunlove/223095594282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