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roro.co.kr/story/16591
길을 잃었다.
길을 잃은 거 같다.
길을 잃고 싶은 건가?
길을 잃었는데 바른(?) 길을 찾고 싶지 않은 건 아닐까?
바닥은 아닌데 바닥 같다.
그렇다고 바닥이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또 아닌 거 같다.
일을 해야 하는데 하기가 싫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글도 이제 딱히 쓰기가 싫다.
다른 무언 갈 찾고 싶은데 마땅한 게 없다.
솔직히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아니 두렵다.
의도를 갖고 일을 줄였지만
어느 순간 의도를 갖고 일을 늘리려 해도 일이 늘지 않는다.
세상사 만만치 않은 건데 너무 만만히 생각한 거 같기도 하다.
아니 어쩌면 지금 이러고 앉아 신세한탄이나 하는
글을 쓰고 있는 꼬라지를 보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세상을 만만히 보는 거 같다.
계획을 세워도 처 맞으면 산산조각이 나는 세상인데
이러저러 마땅한 계획도 없다.
어! 그래서 처 맞을 뭐도 없는 건가?
불현듯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일어나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아내가 일을 나가면 집안일을 하고
쉬다가 아내가 들어올 때 즈음 일을 하러 나간다.
일을 마치고 들어 와 집 주변 청소를 조금 하고
씻고 영화나 유튜브를 보거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적당한 시간에 잔다.
쳇바퀴도 이런 쳇바퀴가 없어
뭐 하고 사는 건가 싶으면서도
은근히 이런 삶이 싫지 않다.
그래서 문제다. 아니 문제가 아니다. 아니 문제다. 솔직히 모르겠다.
다행인 건 외롭진 않다.
외로움을 특별히 경계하거나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천상천하유아독존.
인간은 원래 외롭게 태어났고 외롭게 살다 외롭게 갈 뿐이다.
다만 주변에 누가 있어주면 고마운 거고 그 고마움에 보답하며 살 뿐이다.
부족하고 외로웠을 삶에 한 줄기 빛처럼 감사하게도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어 그나마 나은 삶인 점에 기대 오늘도 버텨 본다.
박정현이 부릅니다. 미아~
https://www.youtube.com/watch?v=0dKRWz3ED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