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전공자의 무기
이공계 전공자들은 기술 향상을 위해 헌신한다. 그러나 기술적 전문성과 함께 중요하게 여겨야 할 능력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말하기' 기술이다. 스티브 잡스, 노태문, 김우준 같은 세계적인 기술 기업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전문 지식 외에도 탁월한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독창적인 프레젠테이션 스타일로 세계를 감동시켰다. 단순히 제품의 스펙을 나열하는 대신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의 노태문 사장 역시 신제품 런칭 행사의 중요성을 깊이 인지하고 있다. 신제품 언팩 행사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송출하여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권오현, 김기남 부회장 또한 공학 박사라는 학식을 가진 동시에 뛰어난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지니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발표는 항상 청중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실제 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는 학생들이 세미나 형식의 수업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세미나 수업은 연구 결과와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중요한 기회이지만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학생들은 기본적인 강의 형태의 수업을 더 선호한다. 세미나 수업은 공부의 분량을 종잡을 수 없다는 불만도 지적된다. 교수의 성향에 따라 발표 분량과 순번을 랜덤으로 정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배정받은 파트만 공부하는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어찌 보면 현명한 방법이지만 한편으로 가혹하게 보이기도 한다.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며 '석좌 강사'로 이름을 날린 한 시간 강사에게 말하기 능력의 비결을 물어본 적 있다. 그의 조언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말하기 스킬을 올리기 위한 전략
1.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을 녹음 또는 녹화하여 모니터링. (발성 향상)
2. 전달할 내용을 키워드로 기억하거나 메모. (메타인지 강화)
3. 발표 상황을 이미지 트레이닝. (긴장감 완화)
"핵심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연습입니다." 그는 거듭 강조했다.
이공계 전공자들은 연구 능력만큼이나 말하기 능력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엔지니어로서 복잡한 사물의 이치를 비전공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필연적으로 따라다닌다. 때문에 어휘능력은 연구만큼이나 중요하다. 말솜씨는 자기 PR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알리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효과적인 통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