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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숲 이미림 Sep 19. 2024

나의 명절은

[시가 있는 사진]


어렸을 때 나의 명절은

엄마가 사 준 새 옷과

평소 못 먹던 떡과 식혜가 있는

그런 즐거운 날이었다.


중학생이 된 나의 명절은

엄마의 바쁜 일손을 도와

전 부치는 게 내 몫이 된

즐겁지만은 않은 그런 날이었다.


그러나 결혼 후 나의 명절은

하루종일 아이 돌보며 음식을 해야 했고

차례상에 밥상과 술상을 차리고 치우며

사흘 내내 허리가 휘던 날들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

죽은 조상 보다 산 조상이 먼저이니

상다리 휘어지라 준비하던 차례도 없애고

손님 보다 가족이 즐기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래서 이제 나의 명절은

하루종일 부엌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고

가족과 함께 외식하거나 여행 가도 좋아

다시 즐거울 수 있는 그런 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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