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나에게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무언가 해야 할 활동이라기 보다 그냥 일상 같은 것이다. 물론 학년에 따라 저학년일 때는 훨씬 더 많이 읽게 되고, 고학년으로 가면 두꺼운 책으로 온책읽기를 주로 하다보면 조금 적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림책은 동화책과는 또 다르게 그림 속에서, 그리고 짧은 글 속에서 생각할 거리가 많고, 이야기할 것이 많다.
이 책은 아이들과 오랫동안 그림책 수업을 지속해 오신 봉봉샘이 교실을 책방처럼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어가는 이야기다. 다양한 그림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냥 그림책에 대한 소개만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도 같이 나와있다.
꼭 선생님 뿐 아니라, 집에서도 나온 책들과 활동을 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새롭다. 1부에서는 아이들과 교실책방을 함께 하기 위해서 필요한 구성요소들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재미와 흥미, 자율성과 능동성, 지속성, 학급공간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조금씩 그림책을 읽는데 필요한 환경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어떻게 책을 고를까 하는 문제다. 보통은 다른 선생님들이나 전문 기관의 추천도서를 중심으로 읽어주기도 하고, 우연히 읽은 그림책 중 재미있었던 책을 빌리거나 구입해서 읽을 때가 많다. 아니면 수업 중에 그림책을 활용한 다른 선생님의 예시를 보고 따라하기도 한다. 그 중 아이들이 골라오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에 대해서는 잘 실천하지 않았는데, 선생님의 추천을 보면서 내가 추천한 책 중 아이들이 골라오는 것을 읽어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물론 아이들이 무작위로 골라온 책 중에 내가 선택하는 방법도 가끔은 해볼만 할 것 같다.
2부에서는 계절을 다룬 그림책이나, 문해력을 키우고, 생활지도에 좋은 그림책 등 주제별 그림책 선정도 수업에 가져오기 좋을 것 같아서 열심히 읽어나갔다. 또, 3부에 나오는 커다란 주제에 관련된 그림책 수업들은 창체시간을 활용해서 꾸준히 진행하면 참 좋을 것 같았다. 3월초 첫만남 프로젝트, 그림책으로 시 수업을 한다고?, 생태환경그림책 수업, 동물권 그림책 수업, 교육연극, 예술과 만난 그림책 수업 등 프로젝트 형태의 그림책 수업도 다양해서 좋다.
다른 그림책 활용에 관련된 선생님들의 책과는 다르게 수업 적용 사례에 아이들의 활동 결과물이 보여서 참 좋았다. 어떻게 수업에 적용할 수 있나 구체적으로 볼 수 있으니까 겁내지 않고 수업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4부에 나오는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그림책에 관해서는 늘 마음에 욕심이 있었는데 쉽게 적용을 해보지 못한 부분이어서 정말 반가웠다.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올해는 나 역시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만드는 그림책을 꼭 시도해보려고 한다. 선생님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5부의 독서교육 행사 역시 학교에서 독서업무를 맡고 있어서 엄청 반가웠다.
다른 선생님들의 독서 수업은 언제나 부럽기만 했다. 때마침 고민에 딱 맞는 책을 만나서 조금이라도 더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우연이 참 즐겁다. 한번 쭉 읽고 그냥 덮지 않고 계속 찾아보면서 아이들과 적용할 수 있는 부분, 바꾸고 싶은 부분들을 고민해 나가고 싶다. 그런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커다란 그림책 더미 위에 올라앉은 것처럼 뿌듯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