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사람은 어떻게 고르냐는 질문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은 흥미로웠다. 교수님은 "결혼은 일상을 함께할 사람과 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결혼 후 끝없이 이어지는 일상의 반복을 기준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결혼 전 연애는 일상이 아닌 비일상이라는 점이다. 연인의 연애는 매 순간 특별하다. 일상에는 없던 일들로 가득하다. 사랑이라는 기적으로 스스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치장하고 상대방을 감동시킨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애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일상이 아닌 비일상인 것이다.
통상 연애의 끝은 이별 혹은 결혼이다. 그 연애가 어떠했건 연인이 부부가 되면 그 둘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반복되는 일상(日常)이다. 그러니 그 의미가 모호하더라도 결혼생활이 '행복'하기 위해선 일상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어떻게 '이 사람이 결혼할 사람인지'를 그것도 비일상인 연애 중에 알 수 있는가?-이다. 교수님께선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하며 각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사실 결혼생활의 행복 기준을 일상으로 제시한 이상 자신이 경험한 하나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오히려 무리한 일반화일 것이다.
혹자는 그러니 동거를 통해 그 사람과 내가 잘 맞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동거해 본 뒤 잘 맞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건 결혼을 책임감 있게 바라보는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스스로가 생각하는 일상에 대한 개념을 세우고 상대방과 함께하는 일상을 그리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내가 그리는 결혼 후 일상은
1) 매일 반복되니 따분한 것이다.
2) 상대와 맞춰야 하니 불편한 것이다.
3) 헌신해야 하니 감내하는 것이다.
이런 일상을 함께하려면
1) 나보다 배우자를 나보다 우선해야 하고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헌신할 수 있어야 한다.
2) 우선 자신의 일상이 바로 서 있어야 한다.
3) 사소한 일상 속에서 소중한 감사와 행복을 발견하는 재주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