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자 밖에 나가는 것도 싫었다.
뭉그적거리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집에 과일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마트에 갔다. 집에서 필요한 물건을 배달시키고 돌아서 나오다 보니 어디선가 붕어빵 굽는 냄새가 났다.
예전에 없던 작은 포장마차에서 붕어빵을 굽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붕어빵이 더욱더 먹음직스러웠다.
" 이천 원어치 주세요."
작은 봉투에 3개를 넣어준다. 작년까지만 했어도 4개였는데. 괜스레 하나 도둑맞은 것처럼 서운했지만,
사천 원어치를 사기에는 너무 많은 것 같아 더 이상은 사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붕어빵을 먹으려 하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아들이 집 문제로 결혼 날짜를 잡아 놓고 결혼하지 않는다고 울면서 나에게 상담을 요청했고 나는 충실하게
상담에 응해주었다.
30분 정도의 전화를 마치고 방에서 나오자 식탁 위에 올려놓았던 붕어빵이 없고 빈봉투만 덩그러니 식탁을 지키고 있었다.
살펴보니 남편이 이른 퇴근을 하고서 욕실에서 씻고 있었다. 욕실 문을 확 열어젖히고
" 당신이 붕어빵 먹었어."
" 응. 따뜻한 게 맛있던데."
" 내가 먹으려고 샀는데 어떻게 3개를 다 먹냐."
나는 그 붕어빵이 뭐라고 울상이 되어 있었다. 남편은 치사하다며 붕어빵 사 먹으라고 만원을 주었지만. 나는 추워서 다시 나가기 싫었다.
퇴근한 딸아이가 나의 시무룩한 모습을 보더니
" 아가가 붕어빵 때문에 화났어."
하면서 오늘 밤 지나면 내일 붕어빵이 올 거라고 말한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물었지만, 딸은 웃으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아침이 되어 딸아이가 밖에서 상자를 가지고 들어 오더니
작은 붕어빵과 국화빵을 에어 프라이기에 돌려 접시에 놓아준다.
" 아가 오늘은 이것 먹고 잘 놀아."
하면서 출근한다.
딸이 출근 후에 먹어 보니 맛있고 고소하고 바식 한 게
막 구워낸 붕어빵과 똑같았다.
나는 흡족해하며 어제 남편에게 화낸 게 미안했다.
붕어빵이 뭐라고 화내고, 속상해한 게 작은 붕어빵만큼이나 속이 좁은 나였다.
딸아이 말대로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아이가 되어가는 내 모습에 실망감이 들었다.
붕어빵을 뻥튀기면 고래가 될까?
언제나 고래 같은 마음이 되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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