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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un 26. 2024

새벽의 두께

채워지지 않는 하루



새벽에 홀로 깨어

창밖을 바라보니

퇴색된 둥근달이 나의 발등에 내려앉는다


바깥의 소음도 고요의 근처로 가라앉고

침묵은 새벽을 향해 몸을 늘리고 있다


아침이 다가오는 미세한 속삭임

어둠은 하늘을 향해 지워지고

졸고 있는 나무들이 몸을 일으켜 세우면

나도 따라 기지개를 켜고

새벽 공기에 온몸을 적신다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태양이

흐리고 어둑한 것을 거두어내면

손에 닿지 않은 어제가 녹아내리고

얼룩진 마음과 상처도

어둠의 두께에 쌓여 지워진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오고야 마는

오늘

먼 산에서부터

새벽의 두께가 점점 얇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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