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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현 Jul 27. 2022

도서관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책들은 어디로 갈까

폐기도서 무료 나눔

 며칠 전 근무하는 도서관에서 '폐기도서 무료 나눔' 행사를 했다.

 담당업무는 아니지만 어떤 책들이 나눔이 될까 궁금해 구경을 갔다.

 오래된 책들이 먼지를 풀풀 날리며 쌓여있었고 출간한 지 한참 지난 여행책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실망스러운 구성일 수도 있겠지만 당연히 도서관 입장에서는 최신의 잘 나가는 책들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줄 수는 없다. 책 역시 예산(세금)으로 구입한 자산이기에 철저히 관리된다. 시기마다 장서점검을 하고 책을 확인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세금으로 구입된 자산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그 관리가 철저하다.


 먼지가 쌓여있는 책들을 보며 난다 오래된 헌책방에 들어온 즐거움이 인다. 이렇게 말하면 조금 이상해 보이려나 싶지만 나는 아주아주 오래된 유행이 지난 책들을 보는 것이 좋다.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는 조악한 인쇄나 정겨운 편집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 찾아보니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발행한 여행책이 보인다. 호기심이 일어 한참을 서서 들여다보았다.

 

여행책에 마을의 전설과 약수 정보가 나와있는 것이 재미있다. 마을 특산물이라는 미선나무는 아직도 괴산에 있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낱장이 찢기거나 페이지가 찢어져 훼손된 책 그리고 너무 오래되어 사람들이 찾지 않는 책들은 보통 보존서고로 내려 보관한다. 일반자료실에 꽂아 놓으면 자리만 차지하고 이용에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의 과정은 생각보다 철저한데

 폐기 처분하는 기준은 도서관마다 다르지만 대개는 크게  3가지 기준으로 추린다.


 1. 이용가치를(최신성) 상실한 자료

 현재의 기준에 맞지 않는 정보들을 담고 있어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책들을 말한다.


  예) 05년도에 발행한 컴퓨터 책, 2012년도에 발행한 여행 가이드북, 발행한 지 오래된 패션 잡지 등


 2. 훼손 또는 파, 오손 자료

 책의 페이지가 찢어져 있거나 물이나 커피를 엎질러 책이 훼손된 경우를 말한다. 이용자들이 책을 볼 때 불편함을 느끼거나 책 내용의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손상된 경우에 따로 보관한다. 도서관에서는 훼손된 자료도 바로 버릴 수 없다. 일정기간이 지난 후 허가(도서관장이나 자료선정위원회)가 이루어져야 폐기할 수 있다.


3. 자연재해에 의해 훼손되거나 기타 관장이 정하는 경우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책들은 거의 없다. 가끔 금서로 지정되거나 저자가 열람 금지를 요청한 책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폐기' 처분이 내려졌다고 책들이 바로 버려지지는 않고 서고에 따로 일정기간 보관한다. 정해진 기간이 지난  내용을 알아볼  없을 정도로 훼손된 책들은  그대로 폐기하고 저자 요청이나 사정에 의해 열람금지 처분이 내려진 책들은 따로 분류해서 보관한다. 시간이 지난  다시 자료실로 나갈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보기에 약간 불편하지만 읽는 데는 문제가 없는 책들 그리고 시기가 지나 가치가 없는 책들이 바로 나눔 행사에 나오는 것이다. 서가나 공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쓸만한 책들을 버리는 것은 자원낭비이기 때문에 도서관에서는 폐기도서 무료 나눔 행사를 한다.


 가끔씩  책이 나올 때도 있다. 도서관에 이미 소장하고 있는 책이 기증으로 들어오면 기증된 책을 나눔 하기도 한다.


  나눔 행사에서 가장 많이   있는 것은 기간이 지난 잡지(과월호)들이다. 시간이 지난 잡지가 도서관에서는 의미를 잃지만 특정 기사를 찾던 사람들이나 인테리어용으로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귀중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근처 도서관에서 폐기도서 무료 나눔 행사를 한다면 한번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쓸만한 책이 있겠어라는 편견 대신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내게는 보석 같은 책들을 발견할  있다.

오래된 헌책방에서 느낄  있는 발견의 즐거움을 도서관에서도 느낄  있다.


나는 행사에서 오래된 스페인 여행책을 골라서 받아왔고  책에 있던 스페인 무용수의 사진을 오려 챇성애 붙여두었다.

 색이 바랜 컬러의 무용수의 사진이 요즘에는 느낄

수 없는 감성이다. 오래된 책이 가진 매력이 그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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