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은진 Jun 07. 2021

스폰지밥이월요일을 좋아하는 이유

누구나 주말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법한 '스폰지밥 네모바지'애니메이션 중 스폰지밥이 부르는 월요일 송은 요새 많은 짤로 돌아다닌다. 직장인이라면 "월요일 좋아"를 보며 스폰지밥이 미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월요일이 좋다고? 미친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유튜브 플랫폼에서 '스폰지밥 다이너마이트'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영상 댓글에는 스폰지밥이 월요일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는 요식업에 종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폰지밥은 집게리아 버거집에서 버거를 만드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스폰지밥 네모바지'를 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실제로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월요일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요식업의 경우 주말에는 무척 바쁘고 휴일이 월요일인 경우가 많다. 또한 휴일이 월요일이 아니더라도 월요일이 제일 한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들로 스폰지밥은 '월요일 좋아'를 외치고 다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평일에 출근을 하고 주말에는 쉬는 평범한 직장인의 스케줄만 생각을 해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사람마다 직업도 다양하고 근무형태도 다양하다. 물론 나도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을 해 온 경험이 있다. 스폰지밥이 월요일을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한때 주말이 아니라 평일을 좋아한 적이 있다. 스폰지밥은 주말을 싫어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심지어 주말을 싫어하기까지 했었다. 그때의 경험이 자동적으로 떠올랐다.





내가 20살 때부터 21살 때의 이야기이다. 그 당시 반도체 회사 오퍼레이터로 1년 7개월간 회사를 다녔었다. 나의 근무는 3조 3교대 근무 형태 었다. 교대 근무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3조 3교대 근무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3조 3교대는 24시간을 3명이 8시간씩 근무를 하고 교대를 하며 한 명이 쉬는 날에는 나머지 2명이 12시간씩일을 해야 하는 구조다. 또한 내가 다녔던 회사는 일주일 중 하루를 쉬는 형태였다. 그러다 보니 금, 토, 일 중 하루를 쉬는 날도 많았지만 주말 내내 12시간씩 근무를 하고 평일에 하루를 쉬는 경우도 꽤 있었다. 남들은 주말에 쉬거나 놀 수 있어서 좋아했을 것이고 주말을 쉬고 난 월요일은 더 출근하기 싫어서 싫어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 당시 나는 남들이 쉬는 주말에는 12시간씩 회사에 갇혀 일을 하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곤하고 힘들어서 싫어했었다. 월요일이 되면 다시 8시간 근무로 돌아가기 때문에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또한 쉬는 날이 평일에 있는 주간에는 쉬는 평일을 더 좋아했었다.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지금도 나는 월요일을 싫어하지 않는다. 심지어 월요일이 좋을 때도 많다. 월요일이 좋은 이유는 아프거나 행복복지센터 등 평일에만 여는 곳을 가야 하는 경우 주말에는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서 주말이 싫은 건 아니다. 

이번에는 내 이야기가 아닌 친언니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친언니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현재 큰 카페에서 정규직 형태로 일을 하고 있다. 언니 또한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보니 주말에는 무척 바쁘다고 한다. 또한 언니의 휴무도 평일 중 이틀이다. 그렇다 보니 언니도 주말보다는 평일을 좋아한다. 심지어 주말이 싫다고 한 적도 있다. 평균적인 근무형태를 하는 사람들은 주말에 쉬기 때문에 카페에 다 몰려오는 것이다. 주말에 다 몰려온다 해서 평일에도 사람들이 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바쁜 주말에 비하면 일이 수월하기 때문에 주말을 싫어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요식업이나 서비스직 등 주말에 근무를 요하는 형태가 사라진다면 불편함은 셀 수 없이 늘어날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카페나 식당이 주말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면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겠지만 무척 불편할 것이다. 자취하는 사람의 경우 쉬는 주말에는 집에서 밥을 해 먹기보다 식당에서 사 먹거나 배달을 시키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자취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말에 외식을 나가는 가족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주말에 영업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면 적응은 금방 하겠지만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누군가는 주말에 근무하는 형태의 직업을 가져야 한다. 그들 또한 본인들이 선택한 직업군이지만 그래도 남들이 쉬는 날 일을 하며 남들의 편리함을 책임져 주고 있는 것이다. 주말에 근무를 하는 사람들을 마주한다면 '수고가 많으십니다.' 또는 '감사합니다.' 하며 고마움을 표시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며 생각 한 거지만 스폰지밥이 월요일이 좋다 한 이유가 혹시 스폰지밥 휴일도 월요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SET-UP LINE의 첫 오퍼레이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