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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드레 Aug 20. 2021

우리는 정말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굴러라, 스노우볼!] 자산 증식,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들

  얼마 전 8월 11일, 소위 '로또 청약'으로 불리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 무순위 청약을 신청했습니다.(아 물론 결과는 탈락이었죠.) 약 15억 상당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는 이 청약에는 단 1가구를 모집하는 전용면적 84㎡ 주택에는 무려 12만 400명이 신청하여 120,400대 1의 경쟁률을, 4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118㎡ 주택에도 128,583명이 몰리며 32,145.75대 1의 놀라운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도합 25만명의 무주택자들이 기적과도 같은 행운을 바라며 엄청난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무순위 청약 '줍줍'에 몰려든 것이겠죠.

'디에이치 자이 개포' 단지 전경_(사진 출처 : 현대건설 컨소시움)

만약 청약에 당첨될 시 규제로 인해 대출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약 3~4억에 달하는 계약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과, 자금이 부족해 당첨을 포기하게 될 시 10년간 청약 재당첨이 제한된다는 살벌한 규정이 마음에 걸리지만 누가 그것까지 생각하고 여기에 뛰어들까요. 현금 여력이 충분하신 분들이야 별 걱정 없으시겠지만, 설령 당장의 현금이 없다 하더라도 여차하면 가족의 재력을 '영끌' 해서라도 계약금은 충당하겠다는 마인드를 갖고 뛰어든 사람들이 대부분인 듯합니다. 전매제한도 걸려 있지 않았으니 말이죠. 


작년 성수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3세대 무순위 청약에서도 상황은 비슷했었습니다. 당장의 계약금은 모르겠고, 진작에 출발해버린 부동산 버스(이 버스가 막차인가요?)를 놓칠 수 없으니, 무순위 청약이 날 때마다 역대급 경쟁률이 터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지 싶습니다. 사실 저도 다를 바 없습니다. 노동 소득만으로는 서울에 내 한 몸 뉘일 곳을 도저히 마련할 수 없으니, 다들 로또와도 같은 '요행'을 바라게 되는 것일 터입니다, 간사하게도 말이죠. 아니, 사실은 그만큼 절박한 것이 아닐까요.




 [현재의 고민들]


  정부의 숱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미친듯이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과 주식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대부분 사람들의 고민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떻게 해야 이 시대에서 나의 자산을 증식해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겠죠. 그것이 근로 소득의 증가에 관한 것이건, 내 집 마련에 관한 것이건, 혹은 주식에 관한 것이건 결국은 모두 내가 가진 '돈'으로 귀결되는 물음들일 것입니다.


기초자본, 즉 시드머니가 부족한 사람들은 여전히 티끌같은 돈을 모으기에도 급급한데,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집 값 상승에 따른 순자산의 격차를 벌려나가는 현실입니다. 게다가 그들이 여러 투자까지 동시에 병행한다면 한낱 무주택자 월급쟁이 나부랭이가 그들과의 자산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겠죠. 스스로는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하루하루 '벼락거지'로서의 기록을 갱신해 나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릴 적에는 '돈이 뭐... 그렇게까지 중요한가?'하는 철없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과거 '부/명예/권력'이라는 요상한 3가지 카테고리로 개개인의 성향을 측정하던 때에는 '부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명예나 권력이 있다면 그것도 나름 괜찮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던 것이죠.(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언제적 분류 방식인지?) 하지만 여기에서의 대전제는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스스로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재력은 기본으로 깔았다는 것. 압도적인 부냐, 혹은 그정도까지는 필요 없고 명예나 권력을 좀 더 중시하냐 뭐 대략 이 정도의 가치판단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상황이 많이 다르죠. 먹고 살만큼의 재력은 무슨, 제 한몸 뉘일 집도 마련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니, 지금은 3가지 중 굳이 고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부)만한 게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돈을 벌기 전까지는 조금은 막연했는데,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 확신했습니다. 돈이 최고라는 것을 말이죠.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자산 증식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시야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입사 후 처음 한 3달 동안은 통장에 월급이 따박따박 꽂히는 것이 그저 신기했고, '수습기간이라 일도 거의 안 하는데 이런 월급을 받아도 되나?' 하는 어이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정확히 입사 1년 후부터 돈의 중요성을 절감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차가 점차 쌓일수록 업무의 강도는 높아지는데, 소득은 별반 차이가 없는 현실 속에서 매일같이 접하는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뉴스들은 점점 제 마음을 좀먹기 시작했죠. '이 돈 모아서 집 한 채는 구할 수 있나?', '지금 이렇게 일하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그저 먹고 사는 일상을 유지하는 수단에 불과하지 않나?', '지금의 노동 방식이 과연 향후 나의 2,30년을 보장해 줄 수 있나?'하는 근원적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생겨났습니다. 동시에, 고작 금리 1% 가량 더 주는 유리한 적금을 찾으려 노력했던 입사 초기의 부끄러운 모습이 기억에 스쳐 지나가더군요. 1% 금리 차 따위는 지금 보면 정말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데, '돈'만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_(사진 출처 : 스마트이미지)

  사실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아니 그까지 갈 필요도 없이 10여년 전만 해도 세상에는 일종의 '인생공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1.직장을 갖고 → 2.영끌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a.k.a 현관만 내집, 나머지는 은행집) 3.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지원 받을 때까지 직장에서 버티고 4.아름다운 은퇴] 뭐 이런식의 루트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공식인 듯 합니다. 비단 서울로 갈 것까지도 없이, 경기권에서도 일반 대기업 직장인 연봉으로는 괜찮은 집 한 채 구하기가 상당히 힘들어 졌습니다. 정부의 대출규제도 더욱 엄격해졌고요. 이러한 상황이니 결혼이건 앞으로의 미래건, 현재의 부족한 자산으로 인해 경각심을 갖게 되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서울/경기 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다면 이에 대한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겠지만(물론 다른 지역들의 부동산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만), 지금 다니는 직장은 어떻게 하고요? 대부분의 대기업 사무직이 몰려있는 서울/경기권이기에 지방에서 살겠다는 생각을 갖더라도, 실행으로 옮기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지방에 본사가 많은 공기업으로의 이직, 혹은 지방 사업장이 있는 회사로의 이직이 대안이 될 수도 있긴 하겠죠. 하지만 공기업은 잦은 순환근무로 인해 주거지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지방 사업장이 있는 회사로의 이직이 현실적이라 하겠습니다만,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노동 소득만으로는 희망하는 입지에 집을 구하기가 힘드니, 이제는 부의 증진을 위해 어떠한 삶의 방식을 지향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답을 내리고, 정립된 생각을 빠른 실행으로 옮겨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 같네요. 더 늦어져서는 정말 답이 없을 것만 같습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써, 자산증식(혹은 미래의 직업)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돈에 관심/집착(?)을 갖게 된 원인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보니, 제가 정말 '돈에 환장한 사람'으로 보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뭐 사실 그 정도는 아니구요, 가진 것이 부족하니 돈에 많은 관심(집착?)을 갖게 됐을 뿐입니다. 적고 보니 이게 돈에 환장한건가 싶기도 하네요. 물론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데는 현재 노동의 가치, 근로소득 증가와 순자산 가치 상승 간의 괴리, 그리고 미래 노동의 전망 등과 같은 원인들이 있습니다.


우선 현재 노동 가치의 측면에서 생각해 보죠. 주식 투자를 함에 있어 전문가들은 항상 이러한 조언을 베이스로 깔고 시작하곤 합니다. '지금의 업에 충실하세요, 가장 근원적인 투자는 현재의 소득을 제공해 주는 직업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물론 맞는 말이고,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요즘의 주식시장, 부동산시장 등을 보다가 통장에 찍히는 월급을 보고 있자면 정말이지 빡센 현타가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이건 어찌 보면 일종의 '투정'이라 볼 수도 있겠네요, 정기적인 월급이 찍히는 게 소중한 줄도 모르고 말이죠. 그럼에도 오늘은 투정을 좀 해야겠습니다.




  요즘은 항상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 일하는 것까지는 좋다 이거야, 하지만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도저히 못 찾겠는데?' 아무리 기본 업이 중요하다 한들, 내 열정을 다 바쳐 열심히 일할 필요까지 있는 것일까요? 사실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개개인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보상체계,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에 따라 많이 다를 수 있지만, 제가 속한 회사와 제 생각을 기준으로 계속 푸념해 보려 합니다. 현 직장의 보상체계의 문제이겠지만, 잦은 야근에도 수당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정기세무조사와 같은 이벤트성 이슈들로 두어달을 매일같이 야근하며 구른다 해서 급여적 보상이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팀 성과평가에 따라 개인별 성과급에 차이가 나는것도 아니고(그럴거면 성과급이라는 명칭은 왜 쓰지? 전사 차원 성과급인가?), 그런다고 연봉 상승률이 높은 것도 아니고...


불평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상기한 사항들만 봐도 스스로 열심히 일해야 할 이유는 잘 못찾겠습니다. 물론 이게 배부른 소리일 수 있고, 일하지 않으면 잘리기야 하겠지만, 하루 근무시간 8시간을 채우는 거면 족하지 않나요? 남들 정시퇴근 할 때 야근해가며 열심히 일 해봐야 남는 것은 남들과 똑같은 월급이고, 이를 모아 봐야 선명한 미래가 보이지 않음에 빡센 현타를 다시 맞을 뿐입니다. 이러니 다들 어차피 회사에서 굴림을 당할 거라면, 한 푼이라도 더 주는 곳을 찾아 이직 행렬에 동참하는 것이겠죠.




  그래요, 그래도 소득적 측면에서는 고소득자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희망이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직을 통한 연봉 상승 혹은 부업 등의 다양한 수단으로 자신의 가치 상승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정도의 소득 증가는 수반되기 마련일테니 말이죠. 하지만 문제는 자산증식의 출발선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 애초에 서울권에 집이 있던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격차는 그냥 숨만 쉬고 있어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수 없는 현상임을 알면서도, '왜 하필 내가 사회에 들어온 지금?'이라는 불만이 쌓여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산 양극화의 심화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심화되어만 가는 자산 양극화... 이거 좁힐 수 있겠죠??_(사진 출처 : 중앙일보)

자산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겠느냐마는, 요즘은 그 정도와 속도가 과하다 싶습니다. 대출을 땡겨서라도 집을 마련하자니, 부동산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들은 이미 호재들이 가격에 선반영 되어 있고, 더구나 대출 규제 또한 엄격히 적용되고 있어 현금 여력이 없이는 진입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청약만이 답인가 싶다가도, 젊은 1인 가구들은 점수가 부족해서 힘들고, 게다가 전매제한까지 끼이게 되면 더 힘들어지니 청약 또한 지금은 사실상 그림의 떡과 다름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청약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기사들도 많이 보이죠.


아~주 서울 외곽권으로 나간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또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아니 사실 간사하다기보다는 생활영역이 서울권이니, 출퇴근 시간을 고려하면 당연한 생각이지 않나요) '출퇴근 왕복 4시간은 버텨 본다'는 정도의 독한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에야 그렇게까지는 잘 고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고민하는 사이에도 집값은 상승 중일테죠. 소득의 증가가 순자산의 가치 상승분을 넘어서지 못하는 현재, 이게 무슨 시지프스의 형벌도 아닌데, 집만 생각하면 빠져나올 수 없는 순환논증의 오류에 빠져버린 것만 같습니다. 네, 암만 생각해도 답이 없다는 푸념입니다.




  앞서 말한 돈에 관심을 갖게 된 원인(근로소득/부동산)들과는 조금 결이 다른 걱정거리는, 현재의 직업인 '사무직 회사원'에 관한 것입니다. 사무실에 앉아 엑셀 시트에 가득한 숫자들을 기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보면 '지금의 노동방식이 과연 10년 이후까지 존속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계속해서 떠오릅니다.


SNS 등에서 심심찮게 돌아다니는 '향후 20년 내에 사라질 직업들'이라는 짤들을 보다 보면, '회계사'라는 직업이 특히 눈에 띕니다. (회계사가 사라지면, 기업 회계/재무팀 비자격사 직원들은 진작에 죄다 사라져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게 실제의 공인회계사(CPA) 분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테고, 아마 회사 회계팀(혹은 경리팀) 내에서 '경리' 업무를 보시는 분들을 지칭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가끔 AI프로그램 업체들이 회사로, 일반적인 전표처리 및 부가세 대사와 관련한 자동화 프로그램 구축 영업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경리 부문이 프로그램에 대체되는 것은 생각보다 빠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전문직이 사라지면 회사원은 거의 필요 없을텐데..?_(사진 출처 : KBS 명견만리)

그렇다고 단순 경리업무가 아닌 재무/세무/원가회계와 관련된 회계 직무 직원들은, 프로그램 등에 대체되지 않을 큰 경쟁력이 존재하냐고 물으신다면, 사실상 그들 역시(저를 포함한) 대체 불가능한 차별성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부보고 및 외부감사에서 추정과 판단이 필요한 영역, 그리고 국세청과 같은 유관기관 대응 시 세법적 논리가 필요한 영역들이 회계 직무 직원들의 고유 영역이라 생각될 수 있으나, 막상 까 보면 직접 대응을 담당하는 핵심 멤버들은 대개 소수입니다. 그러니 실제 직원들이 프로그램 등에 대체되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회계팀원들 역시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해 봅니다.


타 직무 대비 진입장벽이 높은 회계/재무 직무가 이럴진대, 다른 직무들이야 오죽할까요. 특히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지금, 회사에서도 지금까지 유휴 인력들이 적지 않았음을 인지한 듯 합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회사에서의 인력 축소에 대한 흐름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질문해 봤습니다. '나는 회사에서 대체되지 않을 고유의 강점과 경쟁력을 지닌 직원인가?'(숫자를 싫어하는 회계팀원인데 뭐... 말 다했다 봅니다.) 아닌 것 같네요. 다 돈을 벌자고 하는 일들인데, 그 업이 존속되지 못한다면 지금의 자산증식에 대한 고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미래의 제 직업에 대한 고민은 계속됩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한 방안들]


  그렇다면 현재의 상황에서 돈을 벌기 위한, 자산을 증식해 나가기 위한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실 크게 봐서는 별 것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들 아시는 주식/부동산/근로소득/부업/사업 등, 그 외는 생각조차 나질 않네요.(유튜버를 꿈꾸는 회사원들도 주변만 봐도 꽤 있지만, 저는 입담이 부족하므로 패스하기로 하구요.) 아마 클래식한 방법들이 대부분일테죠.


이 중에서 근로소득 외, 제가 진행 중인 것들은 주식투자, 그리고 미래의 직업에 대한 고민 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주식투자라도 제대로 하고 있으면 다행일텐데, 잃지는 않았지만 버는 게 생각보다 시원찮으니(욕심이 많은건가요?),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자산 증식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그려야 할 시기인 것이죠.




  먼저 주식투자부터 보도록 하죠. 현재 제가 유지하고 있는 투자방식은, 탑-다운 방식으로 종목을 선정하고, 투자종목에 대한 사업(&분/반기)보고서를 읽고, 적당히 관련 리포트들을 찾아보고, 재무제표 분석을 하면서 적정주가를 추정하여 안전마진을 깔고, 뉴스들을 찾아보며 관련 기업에 대한 이슈들을 놓치지 않고 대응하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이런저런 방식들을 적용해 본다고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방식이 정착된 듯 합니다. 일견 무난하고 안전해 보이는 투자방식이지만, 그럼에도 투자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항상 느낍니다.


'수급은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는 오랜 증시 격언처럼, 제가 저평가라 생각한 종목들이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되어 장기간 횡보를 거듭할 때도 있고, 현재는 물론 미래의 호실적이 전망되는 기업에 대한 공매도로 주가가 계속 눌리는 경우도 있고, 확정되지 않은 정보들이 주요 경제지들을 통해 사실인 양 기사로 보도되어(그놈의 단독보도),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특히 마지막 요인이 최근 더욱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연 초의 현대차-애플카 관련 이슈가 그랬고, 1주일 전 DB하이텍 매각 관련 뉴스는 물론, 글을 쓰는 오늘 네이버의 예스24 인수 기사까지도 그러합니다. 말 그대로 주식시장을 교란시키는 오보의 연속이죠.

25.54%까지 치솟다가 1시간 여 만에 -4% 음전, 종가 -8.31%로 마감한 예스24 _(자료 출처 : 조선일보)

현대차-애플이야 어떠한 논의가 오갔지만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점에서 팩트에 기반한 기사이긴 했으나, DB하이텍, 예스24의 경우는 이슈 발생 즉시, DB하이텍, 네이버의 반박 공시(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에 의해 기사의 내용이 전면 부인되었다는 점에서 대단히 악의적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시겠죠. '어차피 논의는 있었을테니 언론사 데스크 검증을 거쳐 기사가 나갔을 거고, 업체 간 계약서 도장도 안 찍었을텐데 그 전에 주가만 높아지면 누가 인수하냐? 아마 내용은 맞는데 일단 부인하고 보는거 아냐?'


그럴 수 있죠, 그럴 수 있는데... 그렇다면 유명 경제지의 기사들을 보고 해당 종목에 진입한 개미들의 손실은 대체 누가 보상해 주는거죠? 확정되지 않은 사실은 말 그대로 '논의'일 뿐입니다. 아무리 투자는 본인의 책임이라 해도, 이 정도면 보도의 저의가 심히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많은 노이즈들을 뚫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일시적인 투자가 아니라 평생 공부하고, 기법들을 적용해 나가며, 노이즈에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로 거듭나야 제가 원하는 수익에 가까워 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사가 난 종목들이 제가 투자한 종목들이 아님에도, 글을 쓰다 보니 어째 화가 많았네요. 그저 악의적 오보들에 낚이지 않게,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다짐입니다.



  

  투자에 주식만 있는 것이 아니죠, 부동산도 있습니다. 자금이 부족하여 투자는 생각지도 못하고, 준비하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실제로 부동산 투자를 하지는 못할지언정, 지식을 바탕으로 기회가 왔을 때 그를 잡을 수는 있어야 할 테니까요. 헝가리 출신의 투자 대가 앙드레 코스톨라니 역시 '내 집 마련부터 하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저같은 소액 투자자들에게 '내 집 마련'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에서 새겨 들을 말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집은 가치가 변하지 않으니(오히려 상승할) 안전한 투자의 발판이 될 첫번째 저축을 한 것이라 본 것이겠죠.


주식으로 벌어서 제 한 몸 뉘일 집을 마련하려는 꿈은 있는데,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투자의 시작이 아니라 어째 최종 목표가 되어버린 지금이네요. 투자의 시작과 끝이 뒤바뀐 주객전도의 상황인 현재, 개미들을 위하는 대가의 조언은 그저 낯설기만 합니다. 그래도 좋은 입지의 청약에 당첨되는 것이 대다수의 희망사항일 테니, 조금씩 부동산 투자의 지식적 발판이라도 마련해 나가야 할 일이겠죠. 대체 언제 제 명의의 번듯한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는 것이 좀 많이 슬프지만요.




  그리고 마지막은 제가 현재 가장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그것은 바로 '직업'에 관한 것. 회사원으로서의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여전히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저와 같은 회사원(특히 문돌이들)은 선택지가 더욱 한정적이죠. 회사원으로 계속 살아 남으려면 이직을 거듭하며 몸값을 점점 높여 나가던가, 아니면 회사원을 버리고 완전히 방향을 틀던가 둘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우선 제 주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직장을 어떻게 탈출했는지를 먼저 살펴 보도록 하죠. 이직을 통해 몸값을 높이는 사람, 안정된 대기업을 버리고 스타트업(역시 이직)으로 옮겨 스톡옵션 대박의 신화를 꿈꾸는 사람, 코딩 교육과정을 거쳐 개발자의 길로 들어선 사람, 혹은 오히려 지금이 늦지 않은 시점일 수 있다며 퇴사 후 대학원(로스쿨) 진학을 통해 업 자체의 변경을 시도하는 사람까지.(사업에 뛰어든 지인은 아직까진 없는 것 같네요.) 공부하는 직장인이라는 말인 '샐러던트(Saladent)'로서의 생활이 보편화된 지금, '안주하면 퇴보한다'는 다소 낯간지러운 말은 이제 허세가 아닌 현실이 되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특히 올해 친구 한 명이 정말 안정적인 회사를 뒤로 하고, 로스쿨로 진학하는 것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원래는 로스쿨 진학을 희망했었기에 졸업 학기에 리트를 응시했었고, 점수를 받아보니 '하... 이 성적으로는 서울/경기권 학교들은 힘들겠는데?'라는 생각으로 취업 준비를 병행했습니다. 그 해 소신지원했던 로스쿨들은 당연히 떨어졌고, 운 좋게 하반기 취업에 바로 성공하여 지금의 회사를 다니고는 있지만, 여전히 후회는 남았었죠.


입사 첫 해, 직장을 다니며 다시 리트를 응시할 때에는 공교롭게도 정기 세무조사와 시기가 겹치더군요.(특히 7월은 회계 반기검토도 겹치는 기간이라, 지금 돌이켜보니 정말 헬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6~7월을 매일같이 야근하다가 피곤에 절어 7월 하순 일요일에 시험을 치렀고, 어떻게 부산/경상권 국립대 로스쿨의 최종 면접까지는 갔으나, 탈락했습니다.(첫 해에나 욕심부리지 말고 여기 쓸 것을) 이후엔 어째 지친건지 열정이 식은건지, 부끄럽게도 시간을 죽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닥칠 즈음에 현재의 직장을 포기하고 로스쿨로 진학하는 친구를 보니, 원래의 목표가 새삼 다시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무모한 도전'이 아닌 '무한도전'이어야 할 텐데_(사진 출처 : MBC 무한도전)

로스쿨 정규 학업기간 3년(요즘은 진짜 잘해야 3년 컷이죠) 동안의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이게 맞나 싶긴 한데, 미래 기대 근로기간 등을 생각하면 진학이 나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현재 법조계의 지인들은 현 직장에 Stay를 권고하고, 직장인 지인들은 갈 수만 있다면 로스쿨로 Go를 외치는 현상, 두 집단 모두 겪어본 사람이 없으니, 저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제 마음이 시키는대로 움직이긴 하겠죠.


그런데 코로나 이후 좁아진 취업시장으로 인해 리트 응시자가 급격히 증가했고, 아무래도 합격 총원은 정해져 있는데 응시자만 증가하다 보니, 요즘 로스쿨 합격 점수에도 인플레가 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러니 예전의 합격 점수대로는 진입이 쉽지 않은 것 같고, 현재 법조계 업황도 크게 늘어난 변호사 수로 인해 나쁨을 알고 있지만, 가능성은 열어두려 합니다. 지금은 이미 늦은 것인지, 아니면 늦었다 생각되니 바로 시작해야 할 시점인지 헷갈리지만, 후자에도 집중해 보려구요. 우선 만료된 공인영어 성적부터 되살려야겠습니다. (사실 요즘 변호사 업계가 돈을 보고 가는 건 아닌 것 같고, 지금의 감정은 기대 근로기간의 연장과 적은 대체가능성이라는 전문직의 이점 & 자아실현 욕망의 콜라보로 인한 결과 같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성]


  말이 정말 너~무 길었습니다. 좀처럼 증가하지 않는 자산과 불확실한 제 미래를 생각하며, 답답한 마음을 정리하는 글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몰랐네요. 이젠 앞으로의 방향성을 분명히 결정해야겠죠. 앞서 말한 내용들과 관련한 글들을 주제별로 계속해서 게재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것은 주식 매매일지일수도 있고, 종목 리포트 분석과시황등에 바탕한 전망일수도 있습니다. 혹은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진 '부린이'의 부동산에 대한 생각을 담은 글일수도 있고, 현재의 직업에서 벗어나 이직을 하거나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려는 직장인의 공부 과정을 담은 글들일 수도 있습니다. 종류별로 글들을 작성하며 스스로의 발전 과정을 기록해 볼 계획입니다. 물론 처음의 목적대로 순수한 글쓰기 역시 병행할 것이고요.


20대까지는 그래도 공부를 통해 자기만족 혹은 성취적 측면의 보람을 찾았던 것 같은데, 30대에 들어서니 공부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적 우스갯소리라 치부했던 '평생공부'라는 말은 정말이었네요. 아직은 부족한 직장인의 생존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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