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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새벽 기준점’ 설정하기

by 책밤

흔히 ‘새벽 기상’하면 새벽 4시나 5시를 떠올립니다. 일명 ‘미라클 모닝’을 이룬 성공자 중에는 종종 획일적인 시간표를 제시하며, 특정 시각을 성공과 실패의 기준점으로 삼는 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새벽 기상의 진짜 목적은 ‘5시 기상’이라는 규칙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설계하며 하루의 주도권을 손에 쥐는 데 있습니다. 만약 획일적인 시간에 매달려 매일 수면 부족과 피로에 시달린다면, 이는 또 다른 규칙의 노예가 되는 일인 것입니다.

새벽 기상의 원칙은 스토아 철학의 유연한 지혜를 따라야 합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 제8권 제57장에서 이성의 힘과 유연한 사고방식에 대해 자연의 이치를 예로 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햇빛은 사방으로 흩뿌려져도 사라지지 않는다. 빛은 본질적으로 직선의 확장이기 때문이다. 햇빛은 가장 작은 틈으로 스며들어 직선을 이루며 펼쳐지다가, 공기의 흐름을 막는 물체를 만나면 방향을 바꾼다. 이때 빛은 단순히 경로를 변경했을 뿐, 뚫고 나가지 못해 미끄러지거나 힘을 잃고 떨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각도 이 빛과 같아야 한다. 쏟아져 사라지지 않고 선처럼 확장되어야 하며, 장애물에 직면할 때 유연하게 사고의 방향을 전환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생각이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바로 빛이 닿지 못하는 영역이다.”

이 구절에 담긴 핵심 교훈은 ‘유연한 확장’입니다. 햇빛은 장애물을 만나면 꺾이고 굴절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햇빛이 굴절하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장애물을 회피하여 나아가는 가장 이성적이고 자연스러운 방식입니다. 새벽 기상 또한 단 하나의 시각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확장이 필요합니다.


유연한 기준이 강력한 관성을 만든다


우리의 삶은 매일 변하기에, 새벽 기상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회식, 야근, 가족 행사, 건강 문제 등 수많은 장애물이 ‘새벽 5시’라는 햇살을 가로막습니다. 이때 ‘5시 기상을 못 했으니 실패’라고 단정 짓는다면, 우리의 햇빛은 유연하게 굴절하지 못하고 흩어지고 맙니다. 획일적인 규칙에 대한 집착은 스토아적 자기 통제가 아니라, 외부 환경에 좌우되는 강박을 스스로 조장하는 일입니다.

이제, ‘새벽의 기준점’을 획일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것이 꺾이고 굴절될지언정 결코 사라지지 않는 햇빛을 닮아가는 길임을 아는 이유에서입니다.

새벽 기상의 유연한 기준을 만들기 위해선 먼저, 자신만의 수면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잘 일어나기 위한 전제조건은 잘 자는 것’이라는 자명한 논리입니다. 수면은 우리의 통제 영역 밖의 일이 아닙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수면의 질을 방해하는 행동, 예로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과식하는 등의 행동을 금하는 것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다음으로는, 특정 시각이 아닌 나만의 수면 기준점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7시간 수면 확보 후 기상’을 원칙으로 정하고, 전날 10시에 잠들었다면 새벽 5시가 최적의 기상 시간이 됩니다. 11시에 잠들었다면 6시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5시’가 아니라 ‘7시간 수면 후 몰입 1시간 확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는 햇빛이 장애물을 만나 방향을 틀었을 뿐, 앞으로 나아가는 확장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12시에 잠들며 5시에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새벽 기상 자체에 얽매인 허울뿐인 실천입니다.


장애물을 돌파하지 않고 ‘유연하게 전환’하는 지혜


마르쿠스는 “장애물에 직면할 때 유연하게 사고의 방향을 전환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새벽 기상 실천에서 가장 중요한 지혜입니다.

만약 불가피하게 새벽 5시에 깨지 못하고 7시에 깼다고 가정해 봅시다. 획일적인 규칙에 갇힌 사람은 그날의 새벽 기상을 실패로 간주하고 아침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냅니다. 하지만 유연하게 사고하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5시가 아니라 ‘새벽 1시간의 집중’이다. 그러니 7시부터 8시까지 햇빛이 방향을 틀어 새로운 직선을 이루듯 몰입 시간을 확보하겠다.”라고 말입니다.

이 유연한 태도야말로 진정한 자기 통제력을 기르는 지혜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새벽 기상은 행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내면의 기준을 세우는 수단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새벽의 유연한 기준점을 설정함으로써 얻는 가장 큰 보상은 지속 가능한 ‘실천력’입니다. 완벽주의와 강박에 의한 잦은 실패는 결국 좌절로 이어집니다. 유연함 속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꾸준한 해내는 관성의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획일적인 규칙에 굴복하여 잠시 넘어지더라도, ‘단순히 경로를 변경했을 뿐, 뚫고 나가지 못해 미끄러지거나 힘을 잃고 떨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마르쿠스의 지혜를 상기하며 다시 일어서는 겁니다.


<인생을 일으키는 새벽의 힘>


인사철이 되자 연일 회식이 이어집니다. 늦게 잠자리에 드니 늦게 일어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렇게 새벽 기상에 실패했다는 패배감에 젖어 한 주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명상록》의 지혜를 떠올립니다. 장애물을 만나 유연하게 굴절하는 햇빛처럼 ‘새벽 기상’이라는 목표에 유연성을 더합니다. 이제는 새벽 5시에 눈을 뜨지 못하더라도. 하루의 시작을 ‘집중하는 1시간’으로 채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독서가 생각날 땐 출근길 오디오북을 들으며 집중의 시간을 갖습니다. 굳은 몸에 활력을 더하고자 할 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합니다. 좋은 글감이 떠오를 땐 스마트폰의 녹음 버튼을 켜고 음성을 기록합니다. 그렇게 쌓는 성취감은 잠시 굴절된 새벽 기상의 빛을 다시금 뻗어나가게 하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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