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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tbear Jun 09. 2021

명상의 힘

항상 일을 시작하기 전에 5분 정도 천천히 호흡을 하고 일을 시작한다. 그 5분 동안 나의 마음을 멀리서 바라보며 정돈하고 글을 쓰거나, 공부 등 내가 할 일을 한다. 이 습관을 가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어플 하나가 있었다. 예전에 자주 사용하던 명상 어플이 있다. 매일 자기 전에 어플을 틀어 놓고 자리에 앉아 따라 하면서 명상의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아무것도 없을 때는 5분을 넘기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영상 없이도 15분 정도 할 때도 있다. 


명상이란 것을 시작한 지는 1년 가까이 됐지만, 제대로 시작한 것은 한 6개월 정도 된 듯하다. 가이드를 따라 하는 것을 넘어 내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 반년 가까이 돼가고 있다. 처음에는 앉아 있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허리가 아프고 몸이 앞으로 굽어져서 오래 있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계속 조금씩 하다 보니 얼마 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장 히어로들처럼 힘이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차츰 내 안에 무언가 쌓이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감각을 계속 집중하다 보니 야금야금 성장하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단번에 느껴진 것은 나의 몸이다. 내 몸의 감각들이 더 예민해졌다. 글을 쓰다가도 자세가 무너지는 것이 금방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계속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리고 소화도 잘 되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소화할 수 있을 만큼의 음식만 먹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그냥 배가 터질 때까지 미친 듯이 먹었다. 식사 속도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그러다 보니 체도 자주 하고 속도 많이 버렸는데, 요즘은 소화불량이 거의 없다. 배가 불러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먹다가 '아, 배불러'에서 '슬슬 배가 찼네?'라는 중간 단계가 생긴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절제를 하게 되었다.


또 한 가지 명상을 통해 경험한 것은 나의 과거들을 있는 그대로 관조하기 시작했다.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비추어 보는 것. 상황을 해석하는 내가 아닌 느끼는 내가 되었다. 어린 시절 겪었던 상처를 한 겹씩 보기 시작했고, 힘들지만 지금도 계속 보는 중이다. 그 일들을 보는 과정에서 덮어 놨던 감정을 보기 시작했다. 그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미래의 나에게 몰입해 온 나의 삶에서, 그때의 내가 묻어 놓은 감정과 지금의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의 흔적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혼돈 그 자체였다.


그렇지만 그 상황을 멀리서 보기 시작하니 위로가 되었다. 마치 내가 다른 집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니 그게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튼튼한 사람이라는 것도 명상과 마음 챙김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진심인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맞췄다. 가족 모두가 우울한 상황에서 나마저 상처를 주면 안 됐으니까. 말 잘 듣고 번듯한 직장(남들이 보기에)에 가서 호강시켜드리고 내가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에 거의 목숨을 걸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속 빈 강정이 되었다. 처음으로 하고 싶던 것이 생겨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해도 이해받지 못했다. 라이프 코치라는 일이 조금씩 알려지고는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거의 모르는 직업이었다. 그러기에 어머니는 '다른 일 하면서 해도 되지 않니?'라고 말하셨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다른 일을 해보고 나니 이제야 알았다. 무슨 일이든 내 마음이 콩밭에 가있으면 안 되는 거구나. 계속 내가 바라던 꿈을 몇 년간 품어놓은 데다, 평생 안 잘리는 곳으로 가니 내 속에 있던 꿈이 더 절실해졌다. 이러다 평생 못할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나는 과감히 알을 깼다. 이제야 내가 진정으로 바라던 꿈의 시작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 과정도 쉽진 않을 것이다. 실력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전 직장처럼 꾸지람도 듣겠고, 스트레스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때만큼의 공포는 없을 것이다. 왜냐면 명상과 상담 등을 통해 상처들을 치료했기에 더 강한 근육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경험과 더불어 더 체계적으로 공부해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것을 돕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지금 나의 가장 큰 꿈이다. 그리고 작게나마 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1mm만큼이라도 성장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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