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명흔 Feb 06. 2024

19  상추꽃

ㅎㅎ,  고녀석 맛있는 건 알아가지고.

부드럽고 아삭거리는 상추를 얼마나 좋아했으면 하나뿐인 목숨 걸고 월담을 했을까.

그림책에 나오는 피터래빗 이야기다.

맥그리거씨네 농장에 몰래 들어 갔다가 맥그리거씨한테 붙잡혀 죽임을 당했던 피터 아빠, 그러니 절대로 들어 가서는 안 된다는 엄마의 신신당부에도 아랑곳 않고 맥그리거 아저씨네 텃밭에 숨어 들어 상추를 뜯어 먹는 말썽꾸러기 피터 래빗,

상추 꽃을 그리면서 베아트릭스 포터의 말썽꾸러기 피터로 이어져   혼자 실실거렸던 기억이 오롯하다.

상추는 고기 먹을 때, 샐러드에, 내가 즐겨 먹는 비빔밥에 북북 찢어 넣는 없으면 서운한 채소 상추. 피터도 좋아하고 나도 최애 쌈채소인 상추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건 귀하디 귀한 상추꽃 덕분이리라.

상추가 쇠면 상추대도 데쳐 나물로 먹을 수 있지만 그대로 두면 상추꽃은 먼지같은 씨가 생겨 이듬해 상추를 맘껏 먹을 수 있게 보험 드는 것이다.

상추꽃은 꽃도 노랑이어서 민들레꽃이랑 씀바귀꽃이랑도 많이 닮았다.

그리고 또 하나 이것들이 믿기지 않게도

다 같이 국화과라니.

그나저나 작년에 시골 텃밭에 뿌렸던 상추씨가 잘 못 쓴 제초제 때문에 겨우 몇 포기만 나서 먹지는 못하고 꽃 지기를 기다려 꽃대잘라 처마에 걸어 뒀는데 바람에 날려 가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작년 친구가 줘 텃밭에 뿌린 상추씨 중 용케도 살아남은 상추가 나서 피운 꽃,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