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로
장명흔
사람들은
나무가
열매도 주고
그늘도 내주고
종국에는 제 한 몸까지
아낌없이 다 줘 좋다지만
나무, 하고 발음하면
순하고 부드럽게 잦아드는
호.흡 만으로도
나무곁으로 다가가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 같아
나는 서서히 사라지고
마음에 바람만 붑니다.
내가 나무를 좋아해서
나무 아래 고요를
나무 아래 서기를 더 좋아해서
나도 모르게
자꾸 우듬지를 올려다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아름답게도
누가 나더러
다음 생을 선택해 살라하면
사라졌던 내가
어느 시골 마을 느티나무 한 그루로
붙박이고 붙박여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림책<나의 를리외르아저씨>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