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MBC의 예능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를 애정하는 애청자이다. 텔레비전을 보는 건 나혼산 재방시청(밥 먹을 때)과 뉴스를 볼 때가 전부다.
이번 506회를 통해 진지희 배우님의 일상을 엿봤다.
빵꾸똥꾸로 유명한 아역배우가 어느새 데뷔 20년 차란다.
한길을 지그시 잘 걸어온 것도, 알찬 일상을 보내고 계획적으로 사는 모습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고 대견했다.
끝부분쯤에 일과를 마치고 어묵안주에 맥주를 마시는 부분이 나왔다.
일반 어묵을 먹기 좋게 잘라 타래과 같은 모양으로 뒤집어 주고 전자레인지에 5분을 돌려 맛난 어묵과자를 만들어냈다.
'오호~신박한데? 나도 해 먹어 봐야지~'
진배우도 어묵과자는 유튜브를 보고 따라한 거라고 이야기했다.
먹는 것에 진심인 나는 냉장고에 잠들어있는 통통한 매운 어묵을 집어 들었다.
한번 꼭 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맛이 궁금했다.
구워진 것처럼 연한 갈색빛을 머금은 어묵이 그리 맛깔스러워 보일 수 없었다.
다이어트한다고 과자도 끊었는데 반찬 겸 과자로 먹자는 생각으로 매운 어묵을 꺼내 들었다.
접시 위에 종이 한지를 깔고 8개 중 4개를 가위로 먹기 좋게 잘랐다.
얇은 어묵이 5분이었으니 10분 돌리면 되겠단 생각으로 전자레인지를 돌렸다.
5분쯤 지나니 어묵이 익어가는 고소한 향기가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10분 뒤, 접시를 꺼내려고 접시를 들여다보니 색이 그대로였다.
눌러보니 과자느낌은 1도 없었다.
두꺼워서 그런가 싶어 5분을 더 돌렸다.
끝을 알리는 전자레인지소리를 듣자마자 한걸음에 달려갔다.
2배 진해진 색감이 꽤 먹음직스러웠다.
접시를 꺼내자마자 탄성을 질렀다.
'바로 이거지~~~'
꺼내자마자 하나를 주워 들고 한 김 식히기 위해 입김을 불어댔다.
곧장 입으로 넣었고 천천히 맛을 음미했다.
매운 고추 어묵이었던 터라 한입 깨물자마자 고추냉이를 찍어먹은 것처럼 코로 매운 내가 훅 타고 흘러나왔다.
'이거 뭐지? 왜 이렇게 맛있는 거야~~~ 완전 중독적인 맛이야!!'
전자레인지로 만든 어묵 4개를 밥 대신 먹었다.
양심상 아이들에게 맛은 보여주려고 2개를 남겨놓고 싹쓸이했다.
오랜만에 과자식감을 느껴서 그런가? 고소함이 나를 매료시켜서 그런가?
수시로 생각이 났다.
애인과 데이트하고 나서 헤어졌을 때 곧장 보고 싶었던 간절한 그리움을 매운 고추 어묵과자에서 느낄 줄이야.
아들은 입맛에 안 맞다는데 딸아이는 맛있다며 더해달라고 성화였다.
아이의 성화에 못 이기는척하며 남아있던 4개를 마저 과자로 만들었다.
누가 이렇게 만들어 먹는 걸 발견한 건지 얼싸안아주고 싶었다.
당분간 최애 음식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글 쓰는 지금도 매콤하고 알싸한 어묵과자향이 느껴져 침이 절로 나온다.
진지희배우가 먹던 일반 어묵과자는 또 어떤 맛일까?
내일 눈뜨자마자 어묵을 사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