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ㅇㅇ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것은 절망이기도, 우울이기도, 그늘이기도 그 외의 것이기도 하다.
삶은 예상치 못한 속도로 굴러가고 나는 그것을 따라가기에 바쁘다.
요즘은 차창밖에 색채를 보아도 아무런 생각이 없다.
아 버드나무가 예쁘게 드리워져있구나,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었구나, 윤슬이 반짝이는구나
하는 단편적인 감상이 떠오를 뿐, 거기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지 못한다.
마음이 투명한 색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모든 것이 그대로 투과해 지나가는 것 같다. 아무런 감흥도 없이.
그저 그렇구나 하는, 현상으로만 스쳐가는 것 같다.
당신의 절망도, 나의 절망도, 당신의 절망도, 나의 절망도, 그 사이 비치는 그늘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본다. 지나간다. 모든 것이. 고여 있다. 모든 것이. 흘러간다. 모든 것이.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