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편린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슬 Mar 26. 2024

봄에는 흰옷을 해 입겠어요

가져본 적 없는 가장 흰옷을 착착 털어서 각을 잰 듯이 반듯이 입고

허공을 가르겠어요.


석류 알을 한 움큼 집어 바닥에 흩뿌리듯이

그렇게 알알이 부서져 나가겠어요.


그대야 나는 단 한 번도

살아보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여름의 빗발치는 햇살에 타오르는 그림자에 숨어들고

가을의 낙과에 지나가다 맞아 멍들면서 무엇을 위해 견뎠을까요.

겨울의 빙판길에 거꾸로 넘어지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바빴네요.


봄에는 흰옷을 해 입겠어요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두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