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 후 계획
다이어리 전문 브랜드인 '리훈'에서 <회사생활>이라는 테마의 다이어리를 사게 됐다. 2024년을 준비하면서 PDF 다이어리도 준비했는데, 아무래도 들고다니면서 대외적으로(?) 사용할 것이 필요해서였다. 리훈 회사생활은 연차 정보 같이 나에게 별 소용 없는 기능이 있기도 한데, 의외로 좋은 기능이 있다. 바로 프로젝트 페이지이다. 무엇을 언제까지 쓰고, 퇴고하고, 결정할지를 프로젝트 페이지에 표기하면 되다 보니 편하다. (원래는 이미지를 넣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리훈 다이어리가 좋아서 이미지를 넣는 것으로!)
이러고나서 새삼 느낀 건데, 중편 소설을 퇴고하기 시작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이번 중간 과제로 냈던 단편 소설은 중편 소설로 고쳐 쓰는 게 좋다고 해서, 결국 기말에는 중편 소설을 써냈다. (제가 그동안 뜸 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고 하네요)
중편 소설을 쓰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느끼기도 했고, 짧은 시간 내에 초고를 털고 나서도 퇴고가 한참 걸린다는 것을 알아서였을까 아무래도 기말 과제 제출까지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알게 된 건데, 중편 소설 퇴고는 '다시 쓰기'를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시점을 바꾸거나, 내용을 바꾸거나, 구조를 바꾸거나. 어쨌든 뭐든 하나는 바꿔서 다시 써야한다는 거였는데, 1월부터 저렇게 대뜸 '격일 퇴고'를 잡아 놓았으니 죽으나 사나 이번 12월 말까지는 다시 써놔야 했다.
그러면서 종강 후 계획 중 1월 계획을 몇 가지 세웠는데, 단편 소설 1편 쓰기, 중편 소설 1편 마무리하기, 소논문 초고 한 편 마무리하기이다. 원래 이번 12월에 투고하고 싶었는데 지금 모든 것이 다 멈춰버렸다. 나도 사람이었는지 종강하고 나니까 이것저것 하기 싫어서 컴퓨터 화면을 켜놓고 한참동안 멍때리는 순간도 잦아졌다.
그러다보면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바쁠 때는 연락을 하지 않다가, 바쁜 것이 끝나니까 여기저기 연락해서 괜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면 다행이고, 책을 읽으면서 보내면 더 다행인데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다. 이제 취미에서 본업으로 점점 노선 변경 중인 모양이다.
오늘 그래서 전에 썼던 글 한 편을 찾아서 브런치에 올리게 됐다. 내가 소설을 써야겠다는 계기를 마련해준 글이기도 한데, 머리말까지 썼던 책이라 그런지 더 애정이 가기도 한다. 결말 부분도 제법 마음에 들고. 저만큼 다시 쓸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다. 그 사이에 문체며 주제며 이것저것 많이 바뀐 것 같아서이다.
종강 후 계획이 다소 거창하기는 하지만, 늘 그랬듯이 거창한 것도 잘 해내보려고 한다.
물론 가장 급한 것은 오늘 7시 30분까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냐이지만.
생각보다 멍때리며 시간 죽이는 것도 어렵다.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