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이상하게 여유를 되찾은 지금이 더 조명이 어두워졌다. 그늘이 드리워졌거나 어둠이 몰려왔다는 말이 아니라 덜 주목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유치원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낼 때는 내가 내 삶의 주인공, 스포트라이트는 나라는 생각이 쨍쨍하게 비쳤었는데 지금은 빛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전보다 조도의 세기가 덜해졌다. 주인공이라는 세 글자를 생각하며 내 삶을 떠올리다 보니 그랬다. 갑자기 느껴진 거라 글을 쓰면서 찾아가 보려고 한다. 어느 정도의 루틴을 만들어 놓은 지금 나의 삶에 만족한다. 평안하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전보다 훠배 고요해진 시간이다. 분명 한시도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고 머리를 굴리고 있지만 사실 내 속은 평화롭다. 처리하지 못한 일에 쫓기면서도 ‘언젠간 하면 되지 뭐’라는 안일함도 가진다. 누구보다도 내가 가진 나의 시간이라 그렇다. 내가 효용하고 내 생각대로 이끌 수 있는 시간이다. 이전과 비교되는 시간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반갑고 새롭다. 나중에 있을 무언가를 위해서도 맞지만 알차게 지금 현재를 쌓아가 단단한 나를 만들고 싶다. 생소한 지금과 다르게 작년에는 나를 생각하거나 돌아볼 시간은 없지만 불이 계속 켜져 있었다. 일과를 마치고 “읏차”라는 말과 함께 침대에 누우며 밝게 비치는 나를 중심으로 하루를 되돌아보았다. 일어나기 싫어서 징징거리다 아이들을 만나고 정해진 일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가면서 ‘언제 쉬지’ 사이에 계속 숏츠를 보지만 무언가에 쫓기고 있던 삶이었다. 지금은 선명하게 그려지지도 않고 느껴지지 않는 감정들이었지만 당시 나에게는 컨버스로 만든 것 같은 원 중심에 나를 두고 강한 조명을 받는 내가 있었다. 더 ‘나’라는 사람이 강하게 밀려들었던 날들이었다.
한 번 더 오늘의 행복함, 지금 시간의 소중함을 느낀다. 언제 잊힐지 모르는 감정들에 현재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옭아매어서 나의 시간을 잃어버리지 말자 라는 다짐을 한다. 평화로운 지금 이 때야 이렇게 생각하지만 바쁜 현장으로 돌아갔을 때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지금 이때! 나! 를 잊지 않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