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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아도 시간을 보낼 줄 알아야 한다

삶의 방향성과 지혜

by 이서온 Mar 08. 2025

아들(딸)아,


나는 한때 일이 전부인 줄 알았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밥 먹고, 다시 일하고…

그렇게 하루가 흘렀고, 어느새 몇십 년이 지나 있었다. 바쁘게 살았고, 내 삶이 단단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일이 멈추자, 삶도 덩그러니 멈춰버린 듯했다.


처음에는 휴가를 얻은 것처럼 느껴졌다.

아침에 늦잠도 자고, 여유롭게 신문도 읽고, TV 도 보고, 못 갔던 여행을 가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점점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됐다.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런 시간은 길어야 2~3년이라고 하더라.

시간은 흘러가는데, 매일매일 머리만 아프고, 갈 곳을 잃은 기분이었다.


젊었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일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간이 생기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일하던 버릇이 몸에 배어 있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조급했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고, 놀아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뭘 하면서 놀아야 할지 감도 안 왔다.

결국, 다시 돈을 벌어야 하나, 무언가를 시작해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늦었다. 이미 일이 내 삶의 전부가 돼버렸더구나.


아들(딸)아,


일하지 않고도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낼 줄 알아야겠더라.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취미를 가져야 한다. 아무 목적 없이도 나를 즐겁게 해 줄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일이 멈춰도 당황하지 않는다.


지금은 네가 바쁘겠지. 하루하루가 빠듯할 거야. 하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 봐라.
'내가 일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그 답을 찾는다면, 네 삶은 훨씬 더 단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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