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 중에 이렇게 호소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선생님, 저는 아이에게 해 줄만큼 해주고 있어요.
지금도 열심히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려고 하고 있어요.
제 딴에는 스킨십도 많이 하려고 하고, 사랑 표현도 많이 하고요.
그런데, 아이는 그것으로도 부족한가 봐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는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아이는 그것으로도 성에 안 차니 더 이상 나에게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은 마음에 엄마는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이죠.
그런데, 엄마의 호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요.
사랑을 받는 아이의 입장은 없습니다.
사랑의 주는 엄마의 입장만 있지요.
사랑을 준다는 것은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죠.
사랑이라는 것은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착각입니다.
사랑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주어야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지요.
상대방이 주고 싶은 것을 받으면 내 입장에서는 사랑이라 느껴지지 않습니다.
나는 남편에서 다정한 느낌을 말을 듣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수고했다고. 당신 덕분에 우리 가정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이런 말을 듣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수고했어” 한 마디로 끝냅니다.
이럴 때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서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남편의 입장에서는 쑥스러움을 참고 용기 내서 말한 한 마디였을 수도 있는데, 내가 원한 건 그게 아니었기에 남편의 마음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남편에게 예쁜 귀걸이를 선물받고 싶었는데,
당신은 청소하는 거 힘드니까 청소기를 선물로 샀다고 하며 준다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청소기도 물론 좋긴 하지만,
지금 내가 받고 싶은 건 청소기가 아니라 예쁜 액세서리였기에 남편의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내 마음도 몰라주는 사람이라고 탓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마음도 똑같습니다.
지금 엄마와 함께 놀고 싶은데, 엄마는 아이에게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라 생각해서 체험을 하는 곳에 데려갑니다.
그곳에서 아이에게 이런 것도 해보라고 하죠.
엄마는 아이를 위해 나를 헌신하며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어떤 마음일까요?
엄마랑 집에 있는 장난감으로 놀고 싶었는데, 다른 것을 하라고 하니 마음에 불만이 생깁니다.
오늘 친구와 다투어서 마음이 힘든 날이었어요.
그래서 엄마 품에 그냥 안겨서 울고 싶습니다.
집에 왔는데, 엄마는 내가 말하기 전에 어떻게 알았는지 친구와 왜 싸웠냐고 나보고 친구니까 이해하라고 합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의 사회성 발달과 나중에 커서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느 정도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기술도 필요하다 생각해서 하는 말이었죠.
그런데, 아이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엄마에게 괜히 서운해집니다.
친구와 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나보고 이해하라고 하거든요.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에게 사랑을 많이 쏟고 있는데, 아이는 엄마의 사랑이 늘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래서 엄마에게 계속 사랑을 달라고 요구를 한다면.
엄마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내가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주고 있는 것이 맞는지 말이죠.
내가 주고 싶은 사랑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요.
이렇게 말하면 아이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줘야 하냐고 반문을 하고 싶어집니다.
요구를 무조건 들어준다기 보다,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주면, 아이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 후에는 엄마의 요구 사항을 이야기해도 아이는 잘 들어주죠.
아이가 엄마에게 사랑을 요구하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엄마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며 아이의 마음이 닫히기 전에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듬뿍 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부모가 주고 싶어도 참을 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부모가 아이에게 주어야 하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