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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2채를 날렸지만...3번째 투자

조기은퇴 도전 '돈 이야기' <3부>

by 시간주인 Mar 21. 2025

조기은퇴 고민=돈 걱정.

현재 나는 여기에서 조금, 아주 조금 걱정을 덜어냈다. 부모님 도움은 커녕 피해, 이혼과 재혼, 중소기업 외벌이 가장. 삶과 투자의 굴곡이 많았지만 몸값을 키우고 시간의 힘에 자산을 태워 지금까지 왔다. 어디에도 말하지 않았던 나의 돈 이야기를 브런치에 풀어놓는다. 나의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


조기은퇴 도전 '돈 이야기' 

1부. 아파트 2채를 날렸지만...

2부. 몸테크, 왕지네 나오는 집과 바꾼 것

3부. 아파트 2채를 날렸지만... 3번째 투자 

4부. 부동산 자산을 연금자산으로




2010년부터 하락곡선을 그린 서울 부동산은 2014년 그 폭을 더 키웠고 국가경제에도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부동산 하락을 즐겼던 정권도 폭락을 바라지는 않는다. 부동산은 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정부가 힘을 쓸 타이밍이 오고 있었다. 발목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무릎 밑으로는 내려왔다고 판단했다. 

2014년 봄. 드디어 때가 왔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준)신축 vs 재건축, 재개발

2014년 1월, 그 당시 매매가 하락, 전세가 상승기여서 갭투자에는 신축아파트가 좋았었다. 하지만 아무리 부동산 하락기라도 신축은 신축이다. 초기 투자금이 꽤 컸다. 내가 접근하기는 힘들었다. 또한 지금이 바닥일지 지하층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욕심이 났지만 지금도 몸테크인 우리 가정에 무리한 대출은 정말 무리였다.


나는 대출 레버리지 보다 '시간의 레버리지'를 선택했다. 작은 투자금의 약점을 시간이라는 지렛대를 쓰기로 한 것이다. 현재 가격이 반영된 신축보다는 지금은 싸지만 미래에 좋아질 재건축, 재개발을 선택했다.


재건축 vs 재개발(뉴타운)

재건축, 재개발은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재건축은 거래량도 많아서 가격이 오픈돼 있다. 즉 아래, 위, 옆집의 가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제값을 다 주고 사야 한다. 즉 시장가에 사는 것이다. 대신 신축만큼은 아니어도 재개발보다는 전세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다.


재개발은 뽑기가 중요하다. 단독, 빌라, 전환다세대, 대지, 도로, 뚜껑 같이 물건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좋은 물건을 아주 싼 가격에 잡을 수 있는 기회가 가끔 있다. 대신 전세금이 아주 낮다는 단점이 있다.

재건축이 중위험, 중수익이라고 하면 재개발은 고위험, 고수익이다.

사업단계와 예상권리가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같은 투자금으로도 재개발은 재건축 보다 상급지 투자가 가능했다. 나는 재개발에 집중했다.


부동산은 입지가 깡패

내가 아파트 2채를 날리면서 배운 건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라는 거다.

똑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고 입지에 따라 시간의 가치는 달라졌다. 과거 이명박 시절, 서울은 뉴타운 열풍이 불었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2014년은 거의 거래가 안되던 시기였다. 잘 만 고르면 상급지 뉴타운을 진입할 수 있었다.


나는 상급지 뉴타운을 집중 임장했고 부동산 사장님들과도 친해졌다. 파리 날리던 뉴타운 부동산업소에게 나는 귀한 손님이었다. 돌고 돌아 안 팔리는 물건이 연락 온 게 아니라 급급매 물건이 내게 먼저 연락 왔다.


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공시지가 보다도 낮은 물건이 나왔어, 빨리 나와봐"

뉴타운 중에서도 최상급지 뉴타운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그 당시 주택 공시지가는 시장가의 50%가 안 되었다. 재개발은 거래가 드물기 때문에 공시지가율이 더 낮았다. 완전 급급매 가격이었다. 이 물건 아니면 우리는 최상급지에 들어갈 수 없었다. 놓치기 아까웠다. 하지만 사업단계가 마음에 걸렸다.


재개발은 엎어지면 답이 없다. 그래서 조합설립 이후에 들어가는 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내가 본 물건은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8년 넘게 멈춰 있었다. 집주인이 70대 할아버지인데 기다리다 지쳐 팔고 싶다고, 죽기 전에 입주 못할 거 같다고 던지는 물건이었다.


재개발은 사업 단계별 가격대가 계단식으로 움직인다. 이 물건은 첫 번째 계단도 밟지 못한 상태였다. 대신 계단을 다 올라가면 내가 날린 2개의 아파트를 보상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지금이 타이밍이야.
이런 물건, 이런 가격, 앞으로 없을 거야.
하지만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 거야.
만에 하나 재개발이 안될 수도 있고.
그래도 우리가 시간을 견딜 수만 있으면 언젠가 빛을 볼 거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우리 부부의 다짐, 3번째 등기

부동산 투자 잘못하면 가정이 깨질 수도 있다.

남편, 아내 누구 한 명이 밀어붙였다가 결과가 안 좋으면 원망이 가정을 집어삼킨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아내의 동의, 아니 힘들어도 포기 않는다는 서로의 다짐이 필요했다.


"언젠가 되겠지, 뭐 정 안되면 우리가 들어가서 살면 되고"


나이를 50년이나 먹은 낡고 낡은 집이었지만 아내는 나를 응원해 줬다. 우리 부부는 승부수를 걸었다.

아무리 공시지가보다 낮게 급급매로 사더라도 최상급지 재개발은 자금이 딸렸다. 몸테크로 열심히 불린 종잣돈과 은행대출, 회사대출을 땡기고 보험도 해지했다. 3번째 등기, 서울 최상급지 재개발 조합원이 됐다.


지금 어떻게 됐냐고?

역시 세상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서울시장이 바뀌면서 서울 뉴타운 대부분이 해제됐다.  


우리 뉴타운은 살아남았지만 꽤 오랫동안 사업진행이 멈췄다. 옆구역은 해지가 되기도 했다. 가격은 오르지 않았고 사업 리스크가 커지면서 거래조차 되지 않았다. 급급매가 아니면 발을 없었기에 우리는 버틸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빛을 보리라 기도하면서.


몸테크와 절약생활로 소비를 최소화하고 워크홀릭이 돼 몸값을 높여 대출을 갚아 나갔다. 이렇게 12년을 버텼다. 그러는 동안 부동산 트렌드가 바뀌었다.

'똘똘한 한채'가 대세가 되면서 미래에 똘똘이가 있는 우리 뉴타운이 꿈틀 하기 시작했다. 서울주택 부족이 문제가 되자 정부도 재건축. 재개발 활성화로 정책을 틀었다. 분위기가 바뀌니 가격도 수직상승했고 얼마 전에는 시공사도 선정했다. 이제는 7~8년 후 준공을 꿈꾼다. 물론 길어질 있다. 재개발에서 지연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인걸 이미 알고 있다. 


우리 부부는 지금까지 시간과의 싸움에 이겨왔고 앞으로도 이길 준비가 돼 있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시간 그 자체로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다.

하지만 '누적된 시간의 힘'은 공평하지 않다. 그 힘은 누적시간에 비례해 몇 배씩 커진다.


보통사람의 재테크는 이 '시간의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자산을 찾는 일상공부, 숙성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생활태도, 이 둘을 키운다면 미래에는 시간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다음 회는 부동산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옮겨가는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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