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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우 Sep 30. 2024

혼자 잘 산다고 떵떵거렸는데 혼자는 못살겠다

혼자 잘 산다고 떵떵거렸다. 정말로 혼자 잘 놀고, 혼자 잘 먹고, 혼자 잘 지내는데 도대체 왜 연애가 필요하고 친구관계에 집착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는 말은 진리라고 여겨왔다. 그럴수록 나 자신은 오롯이 혼자 우뚝 섰으며 더욱 견고해졌다.


그러나 내 생각은 오만했다.




올해는 유독 나에게 힘든 일들만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해결이 되었다 싶으면 다시 또 악재가 찾아왔다. 밤에 잠을 잘 못 자고 불안증이 생긴 게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금까지의 내 삶은 나름 평탄하고 평범했다. 물론 노력한 일에 실패를 겪는다던가,  힘든 일이 닥칠 때도 있었지만 회복탄력성이 좋은 나는 금세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힘을 내곤 했다.


그런데 올해는 자꾸만 힘든 일이 찾아오고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되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다. 몸에 큰 상처가 났는데 그걸 겨우 80% 정도 아물게 했더니 다시 그 자리에 상처가 또 생기기를 반복하는 느낌이었다. 그것이 거듭될 때마다 나는 서서히 무너져갔다. 그리고 혼자서 이겨내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다. 나는 오만했다. 절대로 인생은 혼자 살아갈 수가 없다.


비혼이라는 단어 속에 갇혀서 연애조차 그다지 크게 가치가 없는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지난날은 얼마나 오만했었나. 나는 너무나 나 자신을 믿어버렸기에, 그래서 다른 사람은 나 곁에 크게 필요가 없다고 여겼기에 마음을 온전히 비출 수 있는 연애를 피했다. 인간관계의 관점으로 연애를 바라볼 때 나는 그 누구와도 깊은 인간관계를 맺은 적이 없던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내 스스로를 믿고 혼자서 늘 극복을 잘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계기로 나라는 인간도 나약함이 있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나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인간임을 깨달았다. 오롯이 꼿꼿하게 서있던 내가 조금 덜 꼿꼿하게 서서 주위를 보게 된 것이다. 그러자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내가 늘 했던 결심은 알고 보면 비혼으로 사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마음을 열고 도움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의 문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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