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아주 열심히 하는 직장동료가 있다.
그녀의 SNS는 아주 행복한 나날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나 자신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실상은 직장에서 평판이 안 좋아서 깨지기 일쑤고 혼자서는 시간을 보내기 힘들어해서 늘 연애를 해야하며, 남자친구가 결혼하자고 하질 않아 울며 불며 눈물이 마르지 않는 삶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는 나는 사랑받는 여자 친구이며 직장에서도 능력 있고 사랑받는 사람이다.
이번엔 환승연애를 하여 갑자기 결혼을 하기도 전에 애를 먼저 가지더니 후다닥 식을 올렸다. 그러나 SNS의 순서는 절대 임밍아웃-결혼식이 아니다. 결혼식 피드를 먼저 올린 후 마치 허니문 베이비인 양 결혼식 3-4주 정도 후에 임밍아웃 피드를 올린다. 늘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피드는 행복에 겨워하는 것들로 잔뜩 도배가 되어있지만 나는 안다. 그녀가 얼마나 행복하지 않은 나날들이 많은지를.
몇 년 전에 맛집, 카페 모임에 갔다가 한 명을 알게 되었는데 그녀의 인스타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피드엔 사람들과 파티를 자주 하는 모습, 매번 핫플에 가서 많은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들이 있었다. 딱 봐도 친구가 많은 인싸처럼 보였다. 생일 등 어떤 기념일이 있으면 매번 많은 친구들이 핫플에서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 어떻게 이렇게 챙겨주는 친구가 많지 싶고 약간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취미 모임에서 일회성으로 만난 사람들과 핫플에서 찍은 사진들이었다. 한두번 봤거나 앞으로는 영영 안볼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마치 베프인 것처럼 게시물이 올라와 있었다. 그날 찍었던 사진도 피드에 올라와 있었다. 우리가 마치 세상 베프인 것 마냥. 그때 나는 ‘와 정말 인스타는 믿을 게 못되구나’를 눈앞에서 목격했다.
사람들은 왜 SNS에 이토록 자기 자신을 거짓으로 전시를 할까. 이런 지적 호기심으로 주변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결핍일수록 더 전시를 한다. 예를 들어 행복에 결핍이 있으면 행복함을 강조해서 피드를 올리고, 인간관계에 결핍이 있으면 사람과의 만남을 피드로 자주 올린다. 유독 화려하거나 행복에 겨운 피드를 창작해 내는 인스타들이 있는데 나는 이런 걸 보면 마음이 짠해질 지경이다. 보이는 것이 100%가 아닌 걸 알기 때문이다. 요즘 인스타 때문에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청년들의 우울증이 심하다고 하는데 남의 인스타를 보고 그들의 삶을 부러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얼마든지 꾸며낼 수 있는 게 SNS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혼자서의 삶이 굳건하면 남의 가상세계에 흔들릴 필요도, 가상으로 내 삶을 전시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