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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에서는 르타오 케이크를 사드세요

동생이 인정한 홋카이도 명물

by 문현준

2018년 동생과 함께 떠난 홋카이도 여행, 삿포로에서의 일정 중 하루는 오타루를 가 보기로 했다. 사실 오타루에 뭐가 있는지 잘 몰랐지만, 한국 사람들이 홋카이도에서 하루 시간을 내어 많이 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운하가 있어서 홋카이도의 베네치아로 불린다고 했다.




하지만 동생의 시선을 더 끈 것은 오타루의 인구가 점점 감소하여 유령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는 인터넷 검색 결과였던 모양이다. 오타루를 조금 구경하던 동생은 뭔가 도시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 하면서 투덜대기 시작했다. 적당한 말은 적당히 흘려 듣고, 오타루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하던 나는 한 곳에 가 보고 싶어졌다. 그곳은 바로 르타오 케이크 본점이었다.




몇 년 전, 일본에서 여행을 갔다 오면서 출국장 면세점에서 팔고 있는 르타오 케이크를 사먹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일본 안에서 인기가 좋다는 말에 이끌려서 케이크를 사 와서 사람들과 나눠 먹었었다. 산미가 하나도 없는 크림 치즈 케이크의 맛이, 나에게는 아주 새롭고 너무 기억에 남는 맛이었다.




다 먹고 나니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홋카이도의 특산품이라는 그 한 마디만 기억하다가, 호텔의 직원에게 물어 보았다. 홋카이도 특산품인 치즈 케이크인데, 나무 느낌이 나는 둥근 상자에 담겨 있었다고 직원에게 말하니 직원이 이거 아니냐고 보여준 것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르타오 케이크였다. 나는 드디어 이름을 알게 되었고, 그 케이크의 본점이 오타루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흐린 삿포로와 오타루의 날씨 아래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구경하며 르타오 본점으로 찾아갔다.




이날도 역시나 흐렸던 삿포로의 날씨




삿포로에서 가까웠던 오타루의 날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나가면서 봤던 오래된 철길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듯 보였던 오타루의 운하




밤이라면 가로등이 켜져 예쁠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 걸려 도착하지 않은 오타루 본점. 동생은 아직 르타오 케이크를 먹어보지 못한 상태였고 평소에 의심이 많은 동생은 이게 그렇게 맛있냐면서 반신반의 하고 있었다. 나는 동생과 함께 그곳에서 케이크와 차 세트를 먹었다. 동생은 케이크를 먹어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에 표현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리고 동생은 말없이 나가면서 홍차 선물세트를 하나 샀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르타오 케이크를 백화점에서 몇 개씩 사 먹었다.




특별한 일이 있을때 나도 종종 한국에서 르타오 케이크를 사 먹곤 했다. 내가 아는 치즈케이크는 약간의 산미가 있는데, 치즈 산미가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맛이 인상적이고 매력적이다. 동생이 이곳에서 산 홍차는, 먹기가 번거로운 잎차였던 덕에 끝끝내 먹지 못해 내가 받았다. 나는 그 홍차의 꽃 향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 뒤로 마시는 모든 홍차를 그것에 비교하고 있다. 오타루의 향기라는 그 홍차를.




오타루에 있던, 르타오 본점




동생과 함께 먹었던 홍차와 케이크 세트




르타오 케이크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 같지만, 홋카이도 이외의 다른 곳에서는 새로운 맛을 먹어 보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케이크를 먹으러 오타루에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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