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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스타방에르

광장의 동상 머리위에는 갈매기가 앉아있다

by 문현준


영국을 떠나 노르웨이로 가는 날. 저가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런던에서 스타방에르로 가야 한다. 아침 일찍 짐을 정리해서 숙소를 나선다. 무리가 있는 정도의 일정은 아니기에 부담없이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러 간다. 버스 터미널에 가서 공항 가는 버스를 찾아 기사에게 묻는다.


'이거 히스로 공항 가는거 맞지?'

'응. 어디 가는거니?'

'히스로 공항 가는데?'

'그러니까 어디 가냐구'


어디 가냐고 되묻는 기사가 웃어 보일 때, 왜 물어 봤는지 이해하고 대답한다.


'아, 노르웨이!'


부모님 모시고 버스를 타려 하는 내가 꽤 긴장하고 있었나 싶다.




아침, 런던 빅토리아 버스 정류장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출국 수속을 거친다. 항공사 직원도 어디 가냐고 물어본다. 왕복 표가 아니라 편도 표만 끊어서 물어보는 것 같다. 노르웨이 에서의 일정을 간략하게 말해 주니 별 문제 없이 발권을 해 준다.


히드로 공항에서 스타방에르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는 아주 작은 비행기이다. 버스를 타고 비행기가 있는 곳 까지 간다음에 계단을 밟고 올라가 비행기에 오른다. 몇 시간 안 되는 짧은 비행 시간 동안 비행기는 영국을 떠나 북해를 건너 노르웨이 스타방에르로 간다. 중간 창문 너머로 멀리 풍력발전소가 줄지어 늘어선 것이 보인다. 북해를 건너 노르웨이로 도착해 하강하는 동안 창 밖은 다른 느낌의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짧은 시간의 비행을 작은 비행기와 함께한다



비행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줄지어 서 있는 풍력발전소들


바다와 함께하는 노르웨이 전원 풍경



운 좋게 스타방에르 공항에서 버스 타고 시내로 가서 내리는 곳 바로 앞의 호텔을 예약할 수 있었다. 빠르게 체크인을 마치고 밖에 나와 도시를 구경한다. 스타방에르는 큰 도시가 아니지만 근처의 유명한 관광지들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도심에 큰 호수가 있고 그 근처의 새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날씨 좋은 스타방에르의 도시 중심 호수와 분수대
새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바로 옆쪽으로 바다와 닿아 있는 항구 도시인 만큼 시내에 갈매기가 많다. 동상 위에는 갈매기가 앉아 있고 수많은 갈매기의 흔적이 동상에 흘러내려 있다. 도시의 작은 골목길들 안에 알록달록한 색의 작은 건물들과 화분이 있다. 한번 둘러본 뒤 부모님과 함께 항구 쪽의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가이드 투어 설명을 듣는 사람들. 그리고 동상 모자 위에 앉은 갈매기.
항구 쪽에 줄지어 있는 음식점들
화창한 날씨는 좋았지만 밥을 먹다 보니 볕이 너무 뜨거웠다




점심을 먹고 시내 구경을 더 하고 나니 시간이 조금 남아서 스타방에르 시내에서 조금 걸어가면 갈 수 있는 언덕을 가기로 한다. 아빠는 피곤해서 숙소에서 쉬고, 엄마하고 둘이서만 간다. 가정집들이 줄지어 있는 한적한 골목을 걸어가는 느낌은 옛날 독일에서 교환학생할 때 걸어가던 거리 같다.




주거용 건물이 차량이 함께하는 한적한 낮



소박해 보이지만 충분하고 알록달록한 건물들 사이로 낮은 비탈길을 계속 올라가다 보니 작은 숲이 나왔다. 맑은 날씨에 울창한 숲 사이로 들어오는 볕이 바닥에 내리쬐는 것이 예쁘다. 아무도 없는 숲 사이 오솔길을 엄마와 함께 걷는다.




평화로운 오솔길


크지 않지만 예쁜 숲



숲까지 통과하고 나면, 계속해서 걷던 낮은 비탈길 위 언덕 꼭대기가 나온다. 스타방에르의 전경과 스타방에르 근처의 피오르드 까지 모두 한번에 둘러다 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날씨가 정말 좋아서 멀리까지 맑게 다 보였다. 마트에서 사 온 음료수를 마시면서 근처를 둘러보다 내려온다.





내려오는 길, 어떤 집 주차장 옆에 고양이가 한 마리 앉아 있다. 올라 갔던 길을 천천히 돌아보며 다시 내려온다. 다음날 예정된 하이킹 일정을 위해 미리 정보를 조금 알아보고 쉬는 시간을 가진다.





그렇게 부모님을 모시고 도착한 노르웨이에서의 첫째 날 일정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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