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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lna Sep 22. 2024

어른의 덕목 9. 미묘한 아득함

그 어른의 삶은 언제까지 계속되나요?


탈없이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던 어느 날,

무단히 틈새로 파고든 생각에 아득해졌다.

언제까지 살아야 하지?



어른의 덕목 9.  미묘한 아득함



그러니까 언제까지 어른의 삶이 계속되는 걸까.

다들 한 번쯤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나?

있다면 그게 언제였는지

혹은 얼마나 자주였는지

어떻게 해소했는지 궁금하다.




어릴 때는 지금의 이 상황이 지속되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나는 인생을 작은 단위, 단위로 끊어 살아온 기분이 든다.


초등학교땐 중학교 갈 때까지.

고3땐 수능 끝날 때까지.

대학땐 취업할 때까지.


목표지점이 분명했기 때문에 너무 멀다라던지, 지겹다던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더군다나 그때는 내가 큰다고 생각했지 늙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루고

큰 이변이 없는 한 내 인생이 요런 식으로 흘러가며 늙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피곤해졌다.

끝이 없는 달리기를 시작한 느낌이랄까?



아득하다.

더 이상 큰 목표도, 뜨거운 열정도 없고

특별히 재밌거나 특별히 기쁜 일도 없다.

어느 날 벼락같은 변화가 있는 인생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우울하거나 죽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늙는 게 싫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끝지점이 분명하지 않으면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삶이 좀 지겹달까. 걱정스럽달까.

살아야 할 날이 지나치게 많이 남아서 멀미가 나는 느낌.  되게 미묘하게 아득하고 혼란스럽다.



음. 이건 나만 느끼는 걸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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