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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두 Apr 01. 2024

초등 2학년 글쓰기 옆에서 도와주기

아이와의 대화는 덤으로

 요즘 아이들이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다.

슬기로운 브런치 프로젝트 2기 선생님이시자 여러 책의 저자이신 이은경 작가님의 글쓰기 책인 '초등 매일 글쓰기의 힘 매일 3줄 쓰기'나 메가스터디에서 출판한 초끝-문장학습 + 글쓰기 교재를 사용한다.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하고도 4개월이 되어가면서 몸과 마음으로 느낀 점은

매일 부담 없이 해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쓰기와는 다른 영역이지만 수학도 욕심을 버리고 하루에 딱 연산교재 2장씩만 푼다. 그 대신 주말에도 꾸준히 계속 2장씩 푼다. 남편은 주말까지 문제집 푸는 애들을 보더니 안쓰럽다 하며 좀 쉬게 하라 한다. 하지만 2장 푸는 거, 30분도 안 걸린다. 집중하면 10분 만에도 푼다. 주말일지언정, 초등 2학년일지언정 하루 10분은 공부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닌가? 고작 이틀이라 하지만 그 이틀을 내리 쉬면 월요일에 아이들이 해내는 계산력이나 계산 속도에 영향이 간다. 10분 매일 투자하여 계산을 위한 에너지나 감각을 잃지 않게 만들 수 있다면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학습 습관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하루에 공책 한 장을 빡빡 채워 쓴 일기는 훌륭하지만 비슷한 퀄리티와 양의 일기를 1주일에 한 번 쓰는 것보다 3줄이라도 매일 쓰는 것이 훨씬 덜 힘들고, 습관으로 자리 잡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필요한 것은 아이들의 의지만이 아니다. 그것에 부모의 관심과 약간의 잔소리와 조언이 필요하다. 특히 글쓰기를 할 때는 생각의 물꼬를 터주는 부모의 질문이 중요하다.


 내가 어릴 때도 저랬었나? 싶을 정도로 아이들은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 그리고 본인의 생활에서 직접 겪었던 활동들을 글쓰기 글감으로 연결 짓지를 못한다. 예를 들어 내가 오늘 한 행동 중에서 가장 잘한 행동은? 이란 주제를 만나면 멀뚱히 앉아 처음 하는 말이 "엄마, 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이다.

이럴 때에는 부모가 먼저 제시를 해 주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나 자랑 발표회'를 위해 춤추는 동영상을 찍은 거 어때?, 쑥스러웠지만 밖에 나가서까지 찍었잖아. 무척 용기 있었던 행동 같아."

엄마의 말을 듣고 나서 끄적끄적 쓰기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또 막힌다. 그러면 이제부터 질문을 한다.

"너의 기분은 어땠어? 어떤 마음이 들었어? 그럼에도 그렇게 한 이유는 뭐야?...."

그러면 아이가 술술 말로 표현을 한다. 그렇게 말한 것을 그대로 써보라고 한다. 이때 문장을 세련되게 만들어내지 못해도 아이만의 스타일로 쓰도록 놔둔다. 어른의 기준으로 완성도 있는 문장을 얘기해주고 싶은 마음이 턱밑까지 치솟지만 말하기를 애써 참는다. 본인이 썼다는 성취감도 떨어지고 엄마가 불러주는 문장을 받아 적는 것은 글쓰기가 아니므로.


 글쓰기를 도와주면서 느낀 것은 조언해 주고, 질문하고 답하면서 부모와 아이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의외로 아이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 묻고 답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이에게 하는 말의 8할은 지시 아니면 명령이다. 숙제해라. 밥 먹어라. 씻어라. 학교 가자 등등..

내 아이들이지만 내 아이들에 대해 많이 모르고, 해야 할 것을 지시하는 말 의외에는 할 말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아쉬웠는데 매일 하는 글쓰기 활동 덕분에 아이들과 친해진 것 같다.


  혼자 술술 쓰기를 잘하기 전까지는 글쓰기를 핑계로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조언해 줄 예정이다. 엄마의 도움이 필요한 이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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