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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정 CindyKim Aug 17. 2021

신유통(新零售,New Retail)의 시장 전망

30분 내 즉시 배송 서비스

신유통(新零售,New Retail)은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2016년 언급했던 개념으로 온라인+오프라인+스마트 물류가 융합된 새로운 유통 모델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와 공급, 배달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마케팅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도 활용한다. 따라서 비용을 절감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품질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의 식료품 30분 내 즉시 배송 서비스는 유럽과 중국 등 해외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인데, 그중에서도 독일·영국을 중심으로 한 고릴라즈와 게티르, 중국의 허마셴셩, 메이투안디엔핑 등과 한국의 퀵커머스를 비교하려고 한다.


1. 게티르(Getir)

터키 이스탄불에서 2015년 설립된 게티르(Getir)는 기업가치가 75억 달러에 육박하는 식료품 배달 플랫폼이다. 올해 초 영국 런던에 상륙하며 유럽 최대 식료품 배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게티르 역시 선별된 식료품을 도심 마이크로 풀필먼트센터를 통해 10~15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올 상반기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 , 미국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들 퀵커머스 스타트업은 초고속 배송을 위해 도심 다크스토어에 식료품과 잡화 등 고객이 선호하는 품목을 미리 보관했다가 주문 즉시 배달한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초기 30분 안팎이던 배송 시간 경쟁도 10분 미만까지 단축됐다. 유럽 전역에 퍼진 코로나 팬데믹이 시민들의 생활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으면서 퀵커머스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 독일 : 고릴라즈(Gorillas)

독일의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 고릴라즈(Gorillas)는 '당신보다 더 빠르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유럽 퀵커머스 시장 신흥 강자로 떠오른 기업이다. 지난해 5월 베를린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3억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독일 스타트업 중 최단기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에 선정됐다.


고릴라스는 도심 물류센터에 보관된 생필품과 식료품 등 2000여 개 품목을 라이더가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즉시 배송한다. 주문 후 배달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분 이내다. 올해 3월에는 런던에도 진출했으며, 영국 전역을 포함해 뉴욕과 파리 등 10개 국가, 50개 도시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3. 허마셴셩(盒马鲜生)

중국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매장 허마셴셩도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배송 거점 역할을 한다. 직원은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상품을 픽업하고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통해 한데 모아 배달 시간을 단축한다. 한국의 대학 병원을 상상하면 된다. 약이 천장의 레일을 따라 이동하듯이, 시장바구니들이 천장의 레일을 따라 이동을 한다. 

컨베이어 벨트에 매달린 장바구니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매장 뒤편 다크스토어 공간으로 보내져 대기하고 있는 배송 인력이 고객에게 배송한다. 주문에서 피킹까지 10분, 전동 이륜차로 배송하는 시간은 20분 남짓이다. 이 같은 시스템 덕분에 허마셴셩 매장 반경 3㎞ 이내에 있다면 온라인 주문 상품을 30분 만에 받아볼 수 있다.

담긴 상품들을 봉투에 포장 후 아이스박스에 담겨서 배송된다.

                                                 < 이미지 출처 : 搜狐网>


직접 가서 주문을 하는 경우에는 푸드코트를 이용해서,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No Cash, No Card, Only Alipay를 통해 모든 고객들을 Data 안으로 들어오게 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  

축적된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물류와 배송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신선식품에 주력한다.

* 육류 : ‘不売隔夜肉(하루를 넘긴 고기는 판매하지 않는다)' -> 그날 판매할 수량만 생산 ·입하하여 당일에만 판매

육류와 야채 등 신선식품의 수요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고 당일 판매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고객 데이터 분석과 상품 추적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 어류 : 매장 내 수조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들에도 1 마리씩 QR 코드를 붙여 놓았을 정도로 상품 이력 관리 및 정보 제공을 철저히 하고 있다. 신선도와 함께 허마센셩이 중시하고 있는 것은 ‘추적 가능성(Traceability)'인데, 스마트폰 앱으로 상품 포장에 붙어있는 QR 코드를 통해 상품 총괄 이력을 조회 가능하다.

‘그로써란트(grocerant) 서비스 : 매장 방문 고객이 해산물을 수조에서 꺼내 결제한 다음 조리 카운터에서 조리법과 양념을 지정하면 매장 내 상주 요리사가 즉석에서 요리를 해 오고, 이를 매장 내 마련된 식탁에서 먹을 수 있는데, 표준 대기 시간은 15분 정도 소요된다. 


바코드를 스캔할 경우 조리법 추천 및 설명, 고기 해동 방법, 익숙하지 않은 과일인 아보카도 같은 경우는 섭취 방법 등 필요한 정보가 다 나와있기 때문에 따로 검색할 필요 없이 필요한 정보를 대부분 다 얻을 수 있다. 매장에 계산을 해 주는 직원은 없고 무인 계산기를 이용하면 되는데, 중국인들은 얼굴 인식 결제를 사용한다.

경험의 부재가 존재하는 온라인의 한계점과 고객 정보의 부재가 존재하는 오프라인의 한계점을 조합하고 물류창고와 전시장을 일원화 함으로써, 고객에게는 경험과 신뢰를 주고, 기업에게는 빅 데이터를 이용한 물류관리의 혁신을 가져다준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다.

2위 업체인 징동닷컴의 슈퍼마켓 ‘세븐프레시’도 2018년 ‘반경 5㎞ 이내 30분 배송’을 앞세우며 30분 배송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들 업체는 스마트 물류, 빅데이터 활용 등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오프라인 점포에 이식해 30분 배송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 한국 

1) 2018년 12월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이 ‘배민 마켓’이란 이름으로 처음 즉시 배송에 뛰어들었다. ‘B마트’로 문패를 갈아탄 이 서비스는 현재 현재 수도권에서 생수·과자·간편식 등 먹거리와 생필품 위주로 판매 중이다. 

2) 2020년 9월엔 또 다른 배달앱 요기요가 즉시 배송 서비스 ‘요마트’를 출범시켰다. 이들 플랫폼은 도심 내 소규모 물류센터(MFC)에 재고만 확보해두면, 주문이 들어왔을 때 기존 배달원(라이더)을 식당이 아닌 물류센터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3) 올해 7월엔 배달 플랫폼 3위 업체인 쿠팡이츠도 즉시 배송 시범운영(쿠팡이츠 마트)에 나섰다. 쿠팡의 이 서비스는 다른 플랫폼처럼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원을 물류센터로 ‘배치’하는 게 아닌, 직고용한 배달원(이츠친구)이 물류센터에 상주하는 방식을 택했다. 경쟁사에 견줘 더 빠른 배송이 가능한 구조다.

4) 역시 올해 7월 15일 배송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신선식품 새벽 배송 업체 오아시스 마켓은 합작법인 ‘브이’(V)를 설립했다. 

식배달로 근거리 배송 노하우를 쌓아온 배달대행 업계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구축에 나섰다. 냉장·냉동·상온 보관할 수 있는 도심형 물류거점 MFC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T) 종합유통물류 기업으로 나아간다. 

MFC 확보전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기업은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바로고다. 로지올, 만나플래닛, 스파이더크래프트, 슈퍼히어로 등 경쟁사들이 임대료, 재고관리 등 요인으로 투자를 저울질하는 사이 과감한 투자 유치와 파트너십 강화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신선식품 새벽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과 손잡고 퀵커머스 서비스 전문기업 합작법인(JV) '주식회사 브이'를 연내 출범한다. 브이는 실시간 퀵커머스와 새벽 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플랫폼이다. 메쉬코리아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유통·물류 운영 능력과 오아시스 마켓의 전국 온·오프라인 물류 인프라, 상품 소싱 경쟁력을 더한다. 양사는 연내 배달의민족의 'B마트' 쿠팡이츠의 '쿠팡이츠 마트'와 유사한 '브이마트'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을 직접 가지 않고도 식음료(F&B), 신선식품을 비롯해 의류나 도서, 애견상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30분이면 받아볼 수 있다.

메쉬코리아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MFC 강남 1호점, 6월 송파 2호점을 개소한 데 이어 다음 달 서초 3호점을 오픈한다. 각 MFC에 초소형 전기차 등 친환경 배송 수단을 전진 배치해 '카카오 쇼핑하기'의 '톡딜 프레시 베타' 인터파크 '퀵-라이브'의 라이브 커머스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퀵커머스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전개한다. 메쉬코리아는 네이버, 현대자동차에 이어 지난 4월 GS리테일에 지분 19.53%를 매각하는 등 전략적 투자를 지속 유치하고 있다. 회사는 투자자금으로 MFC를 향후 전국 300여 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바로고는 배송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지역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25곳에 MFC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시리즈 C 투자를 마무리하고 800억 원 규모 자본을 유치했다. 11번가는 250억 원을 투자했고 CJ그룹의 누적 투자 금액은 105억 원이다. 바로고는 11번가, CJ그룹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함께 라스트마일 물류 시너지를 내기 위한 MFC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바로고 또한 메쉬코리아처럼 MFC를 거점으로 기존 배달 음식 배송을 뛰어넘어 신선식품과 비음식군 상품 배송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이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 후 30분 내로 배송해주는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 > 현대백화점 제공

4) 현대백화점은 이달 말 압구정본점을 시작으로 신선식품 즉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되는 음식 새벽 배송에서 한 발 나아가 과일·정육 등 신선식품까지 배달 품목을 늘리고 배송시간도 30분 내로 앞당긴다.


갈수록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골목 상권이 죽는 것은 필연적 결과로 보이고, 속도 경쟁으로 인해 오토바이 안전사고도 계속되지 않을까.

정말 그렇게 급한건지, 스스로를 점검해 볼 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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