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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정 CindyKim Sep 04. 2021

새벽 배송의 퍼스트 무버(FirstMover) 마켓컬리

브랜드의 본질에 충실하기를

2015년 국내에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처음 시도한 곳은 마켓컬리로, 전날 오후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에 배송하는 ‘샛별 배송’을 시작하면서 2015년 100억 원이던 매출은 2018년 1,571억 원까지 늘었다.

3년 뒤인 2018년 10월에 쿠팡도 ‘로켓 프레시’를 선보이며 새벽 배송에 뛰어들었고,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판매를 전담하는 SSG닷컴도 2019년 6월, 이 대열에 합류했다. 연이어 롯데와 현대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2019년 새벽 배송 시장은 8,000억 원대로 약 80배 급성장하게 된다. <하단 표 참고>


                                   

1. 브랜드의 핵심

사업의 본질이 ‘틀’을 결정한다면, 고객에 대한 이해는 ‘디테일’을 결정한다.

2018년 창업자를 위한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때 만난 김슬아 대표는 마켓컬리의 비전은 유통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며, 우리나라의 주부들이 주말에 남편과 함께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 가서 시장을 보느라, 주차 전쟁을 하지 않고, 마켓컬리에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식료품을 구매함으로써, 가족들과 좀 더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고 말했었다. 

왜 새벽 배송이냐고 했을 때, 새벽에 차가 막히지 않는 것도 있지만, 심리적 마음의 거리 역시 눈을 떴을 때 식료품이 도착해 있다는 것이 매우 빠르다는 느낌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샛별 배송(새벽 배송)이라는 것은 ① 상품, 가격, 배송 그리고 쇼핑 환경을 고려한 소비자 관점에서의 유통 ② 생산자와 소비자 입장에서 꼭 필요한 부분을 고려한 중계자로서의 유통 ③ 브랜드로서의 유통, 이 세 가지를 모두 고려해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지식재산(Intellectual Property)의 필요성

최근 쿠팡이 100조 기업이 되는데 크게 기여한 로켓배송 시스템은 특허 출원을 해서 보호를 받고 있다. 상품 판매자가 풀필먼트 센터(FC)에 상품을 입고시키면, 상품들이 FC의 인바운드, 버퍼, 드롭 구역을 거쳐 픽업 구역에 진열된다. 

그리고 상품 구매자가 결제하면 픽업 구역에 진열된 상품을 찾아서 상품을 포장(packing)하고 상품의 배달 주소와 인접한 캠프로 보내지는 구조인데, 여기에서 특징적인 기술이 적용된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경험해 본 것은 아니라, 얼마만큼 특허가 적용됐는지는 모르지만, 혁신적인 물류 시스템이라면 응원할만하다.

초기에 자본이 넉넉지 않았던 마켓컬리는 이런 물류 시스템을 꿈조차 꿀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특허(Patent)의 대상이 되는 기술들을 비즈니스와 관련성이 있도록 정비하였다면 특허는 비즈니스를 지지하는 강력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현재 진행 중인 비즈니스 영역에서 경쟁사의 모방과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특허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5년에 새벽 배송을 위한 보냉 포장 박스에 대해 권리를 획득하거나, 고객의 재주문을 유도하기 위해 주문정보를 배송정보를 집계하여 처리하는 알고리즘, 택배의 배송 예정 시간을 예측하는 시스템 등에 특허를 획득하여 물류배송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영역에 대해 특허 포트폴리오를 형성해 사업영역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분야의 기술력이 부족하다면, 진입하고자 하는 기술 분야의 특허를 적정가에 매입하여 시장에 진입하는 시도를 할 수 있다.


3. ESG의 중요성 (친환경) 

마켓컬리도 상품을 안정적이고 위생적으로 담을 수 있는 재사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이는 지난 2019년 모든 배송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하고 환경부담이 적은 종이로 변경한 ‘올페이퍼 챌린지’를 확장한 프로젝트다.

컬리 퍼플 박스는 가로 45㎝, 세로 30㎝, 높이 35㎝에 약 47t 용량을 담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내부에는 공간을 구분하는 디바이더가 있어 냉장, 냉동 제품을 나눠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상온 28℃ 기준 냉장 제품은 약 12시간 동안 10℃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냉동 제품은 약 11시간 동안 –18℃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컬리 퍼플 박스 외부는 내구성과 오염 방지에 강한 나일론 소재에 방수 코팅을 적용했고, 내부는 제품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토이론 소재를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만큼 무게는 135g에 불과하다.


 <마켓컬리의 보냉백-컬리 퍼플 박스> 출처: 마켓컬리

샛별 배송은 CJ대한통운에 외주를 주는 만큼 매출은 늘어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개발자 채용도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재 배송 지역을 기존 수도권에서 충청도, 대구로 확대했고 올해까지 부산·울산·광주에 진출할 계획이다. 개발자도 연내 100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4. 매출 증가와 사업 확장

모두들 알고 있듯이, 나스닥 상장을 기대하며 몸집을 키우던 마켓컬리의 바람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r)로 인해 이뤄지지 않았고, 내년(2022) 국내 상장을 목표를 하고 있다. 

8월  24일 마켓컬리는 중소 상공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마켓컬리 입점 중소 상공인 연 매출과 비교해도 50% 증가한 수치다. 중소 상공인들이 코로나로 인해 극심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지만,  마켓컬리에 입점한 중소 상공인들은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 비밀'이라는 브랜드의 다이어트 도시락, 홈슐랭 도시락, 떡볶이, 아이스크림 등 건강하고 맛있는 간편식을 잇달아 출시해 지난해 하반기보다도 50%가 넘는 매출액 증가를 하고 있다. 마켓컬리 입점 중소상공인 중 25%는 이미 상반기에 지난해 연간 매출을 뛰어넘는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호텔 숙박권 판매에 나선 데 이어 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제품, 스마트폰 판매도 시작했다.

또한 항공권·렌터카 예약 사업에도  진출하는데, 이는 신선식품보다 가격대가 높아 외형 불리기가 수월하다. 내년 상장을 앞두고 매출을 키워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사업 목적에 자동차 임대업(렌터카)과 항공권 및 선표 발권 예매업을 추가한 마켓 컬리는 코로나 19로 캠핑 음식과 호텔 숙박권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자 항공권·렌터카 예약 서비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잘해 왔으니, 적자를 줄이는 쪽으로 숨 고르기를 하며 ①PB상품에 좀 더 주력하고 ② 프로슈머(Prosumer)의 글들을 모아서 마켓컬리 매거진을 발행하고 ③ 마켓컬리의 특색이 더욱 드러나는 마켓 (예: 비건 식품) 등을 확대하면서, 퍼스트 러너로서의 마켓컬리의 장점을 잘 살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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