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n Jul 31. 2021

시작

오아시스 글쓰기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글 (2020.09.11)

 ‘시작이라는 단어는 내게 설렘을 주는 단어이다.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직전은 항상 설렌다. 새로운 일도, 한동안 중단했다 다시 시작하는 익숙한 일도 항상 시작하기  특유의 설렘이 있다.  일의 결과가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고, ' 일의 진행 과정이 힘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혹은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설렘이 걱정과 두려움을 잊게  머뭇거리지 않고  일을 시작하게 만든다. 어떠한 일을 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누군가와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일도 설렘을 준다. 최근 나에게 설렘을  시작은 오아시스의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일이었다. 글을 쓰는 일의 시작과 이를 함께 하는 새로운 사람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을 때의 두근두근 했던  마음이 생각이 난다.

 작가 합류 의사를 늦게 밝힌 터라, 다른 작가님들보다 뒤늦게 단체 대화에 참여하게 되었었다. 카카오톡의 새로운 대화 목록이 생긴 것을 보고, ‘첫인사를 어떻게 해야 하나, 자기소개를 써야 하나, 일찍 모집하는 글에 의사를 밝혔더라면 중간에 합류하는 어색함은 없었을 텐데,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으니 빨리 인사를 남겨야 하는데.’라는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초조한 마음으로 두근두근 해지는 순간, 다행히 윤지 작가님이 다시 한번 첫 글 쓰기 주제와 공지사항을 알려주셔서 나의 첫인사는 ‘안녕하세요. 알겠습니다.’로 끝나버렸다. 함께 하는 작가님들과의 첫 만남은 첫 번째 글과 글과 함께 전송된 작가님들의 자기소개 글을 통해 이루어졌다. 새로운 사람들을 대면으로만 만났던 나로서는 글을 통해 알아가는 일이 처음이라 그런지, 벌써 다섯 번의 작가님들의 글을 읽었음에도 여전히 다음 주제의 작가님들의 글이 기다려진다. 글을 통해 조금씩 작가님들을 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인지, 원래 나에게 일요일 저녁은 빨리 오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인데 요즘은 일요일 저녁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 메일로 들어온 ‘오늘의 오아시스’를 읽기 시작하기 직전까지 ‘오늘은 어떤 글들이 나에게로 왔을까.’라는 설렘을 가득 안고 있는 일요일 저녁이 말이다.
  ‘오아시스’의 진행에 관한 회의 또한 계속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하는 작가님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의 시작도 기다려진다. 매주 글을 통해서, 단체 대화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작가님들을 대면하기 직전엔 왠지 지금보다 더 설렐 것 같다. 이 설렌 감정 때문에 무언가를 자꾸만 시작하고 싶어 진다. ‘시작’ 이 가져다주는 것이 꼭 ‘설렘’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으면 이 조차도 얻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해 워드 프로그램을 실행해 빈 화면을 보고 있으면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암담해질 때도 종종 있다. 빈 화면에 내가 어떤 글을 써내려 갈 것인가에 대한 설렘도 있지만, 계속 깜빡이는 커서를 보고 있을 때면 ‘못쓰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더 커지곤 한다. 완성된 글을 편집자님께 송부할 때도 이번 내 글이 독자님들께 어떤 글이 될지 알 수 없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일요일이 지나 노트북을 켜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는 나를 보게 된다. 아마도 ‘시작’이 내게 주는 것들이 좋아서가 아닐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오아시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