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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여사 Oct 26. 2023

평범하기 그지 없음이란,

<맑은 가을 하늘의 햇살을 느끼며>

격동(?)의 80년대에 유년시절을 보냈다. 3남매의 장녀로 간간이 동생의 모범이 되야 한다거나 동생을 돌봐야 한다거나 하는 일들은 있었지만, 부모님께 감사하게도 어렵게 귀한 막내아들을 얻으셨음에도 불구하고 딸 아들 차별없이 키워주셨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은 평범하다면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무탈하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아무런 사건 사고 없이 대학교도 졸업했다. 대학생 시절 IMF가 닥쳐 가정 경제가 휘청거렸지만, 아이들에게 부모의 경제적 어려움을 알려주지 않아야한다는 부모님의 철칙이 있으셨는지 (심지어 나는 성인이라면 성인이었지만) 부모님은 어려운 경제 사정을 크게 내색하지 않으시고 3남매를 모두 대학에 보내셨다.


아니다. 4살 때 손녀딸에게 피아노를 사주실 정도로 귀여워해주셨던 할아버지, 80년대 당시 노란 원복을 입으며 다녔던 유아원, 피아노, 미술, 글짓기, 서예, 수영... 바로 말하자면 나는 7남매 장남의 장녀로 혜택이란 혜택은 다 받으며 곱게 잘 자랐다.


그렇게 안전하고 편안하게 평범한 어른이 되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았다. 이렇게 어느정도 정신없고 어느정도 힘들지만 어느정도 행복하게  나의 20대와 30대를 보냈다. 그리고 아직은 동화 세계에 머문 아이인 채로 마흔이 되었다. 그리고 불현듯 해피엔딩을 꿈꾸던 아이에서 현실 세계를 인식하는 어른이 되었다. 이제 현실 세계를 자각한 이상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동화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40대에 현실을 자각하다니 어찌나 순진무구했던지. 그리고 깨달았다.


20대에는 나의 평범한 삶을 인식하지 못했다.

30대에는 나의 평범한 삶이 지겨웠다.

그리고 40대가 된 지금 나의 평범한 삶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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